[기자수첩]'YF쏘나타'에 놀란 GM대우 직원들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 2009.10.18 14:12
"신형 쏘나타(YF)를 실제로 보니 잘 팔릴 만하네요."

지난 15일 GM대우 인천 부평 본사에서 열린 프리츠 헨더슨 GM 최고경영자(CEO)의 기자회견에는 100여 명이 넘는 내외신 기자들이 모여 뜨거운 취재 경쟁을 벌였다.

산업은행의 자금지원 여부와 맞물려 자칫 생존마저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에서 열린 행사인만큼 직원들의 관심도 높았다. 상당수 GM대우 직원들은 부평 본사 홍보관 앞에 모여 헨더슨 CEO가 내놓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이내 직원들의 관심은 근처에 주차된 현대차 '신형 쏘나타(YF)'로 옮겨졌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사람 중 일부가 부평공장까지 몰고 온 신형 쏘나타에 눈에 들어오면서부터였다.

직원들은 '신형 쏘나타'를 둘러싼 채 라디에이터 그릴 등 외부 디자인부터 실내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즉석 품평회를 열었다. GM대우 마케팅 팀의 한 직원은 "신형 쏘나타가 잘 팔린다는 뉴스를 많이 들어서 궁금했는데 실제로 보니 왜 인기가 있는 지 알 것 같다"며 "외부 디자인이나 실내 옵션 등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헨더슨 CEO는 수차례 "GM대우는 GM에서 중요한 동반자이며 앞으로도 GM대우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6년 GM대우 전신인 대우차는 당시로는 획기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라노스·누비라·레간자' 3개 모델을 동시에 출시하며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해 현대차를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들어 GM대우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르노삼성에 이은 4위, 쌍용차를 빼면 사실상 꼴찌다.

GM대우는 금융위기로 인한 국내외 시장위축과 환손실 등의 여파로 신차종 개발이 한때 중단되는 등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내수판매를 늘리기 위해 내년부터 지역총판제를 도입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한다.

신차개발에 다시 나서 내년에 2개의 신차를 출시하기로 했지만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유동성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채권단에서는 GM본사가 GM대우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보다 많은 안전장치들을 요구하고 있지만 GM측에선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헨더슨 CEO는 이번 방한 길에 채권단과 정부관계자, 취재진들을 만나면서 GM대우에 대한 자금지원 여부를 둘러싼 국내의 반응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으로 돌아가 그의 말처럼 GM대우를 '중요한 동반자'로 어떻게 키워나갈 지 본사 차원의 묘수가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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