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까지..야생 멧돼지 출몰 느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 2009.10.15 16:40
↑영화 '차우'. 영화에서는 인간을 습격하는 야생 멧돼지를 다뤘다.

"야생 멧돼지가 사람을 습격한다?"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최근 야생 멧돼지가 도심이나 도로에 출현해 인적·물적 피해가 일어난 사건이 종종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멧돼지가 인가 또는 대로변에 출현하고 사냥전문가가 다친 것을 보고 영화 '차우'를 기획했다"는 신정원(34) 감독의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14일 울산 언양읍 경부고속도로 언양 방면에서 몸길이 2m가량의 야생 멧돼지가 이모씨(47)가 운전하던 승합차에 뛰어들어 즉사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로 멧돼지는 즉사했으며 사고차량은 뒤따라오던 차량과 2차 충돌했다. 사망·중상자는 없었고 두 차량에 탑승한 9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강원 춘천시는 아직도 야생 멧돼지와 '전쟁' 중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15일 "지난 12일 퇴계동과 석사동에 나타난 멧돼지를 잡기위해 인근 산을 수색 중이지만 아직 포획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주까지 포획에 실패할 경우 수색범위를 확대하고 사냥개 등을 동원해 수색할 예정이다.

서울 한복판에 야생 멧돼지가 나타난 사례도 보고됐다. 지난달 20일 오전 종로구 구기동에 야생 멧돼지가 출현해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이틀 뒤인 22일 창덕궁에도 멧돼지가 출현, 소방당국에서 출동해 사살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야생 멧돼지가 민가와 도로에 나타나는 것은 도로가 생겨 생태통로가 차단돼 서식지가 한정된 상태에서 먹이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겨울이 다가 오자 먹잇감이 없어진 야생 멧돼지들이 민가에 피해를 주거나 차량과 사고를 낸다는 설명이다. 또 번식기에 경쟁자에게 밀린 수컷 멧돼지들이 다른 서식지를 찾다 민가에 내려온다는 해석도 있다.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강성천(69) 의원은 국회서 열린 환경부 소속·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 "전국 멧돼지 서식밀도는 1㎢당 3.8마리로 농작물 피해예방을 위한 적정 밀도 1.1마리보다 월등히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태통로를 복원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지역별 특성에 맞춰 제한적으로 포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야생 멧돼지로 인한 피해방지를 위해 안간힘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새로운 도로 설치 시 환경영향 평가를 통해 생태통로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며 "2005년 181개였던 생태통로가 391개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강원 삼척시와 전남 강진군, 경북 안동시와 예천군 등은 내달 1일부터 수렵장을 운영 야생 멧돼지 포획을 허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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