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노동, 전임자없는 제약사노조 방문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09.10.14 15:03

"일 하면서 노조활동 가능" 홍보에 노동계 "대화없는 여론몰이" 발끈

노조 전임자가 회사에서 급여를 받지 못하도록 한 규정의 시행을 앞두고 노동부가 '일 하면서도 노조활동을 할 수 있다'며 홍보에 나섰다.

노동부는 14일 오후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경기도 화성에 있는 명문제약 노동조합을 방문해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듣는다고 밝혔다.

이 규정 시행을 둘러싸고 중소기업 노조 활동 위축을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된 가운데서다. 규정이 시행되면 전임자 급여를 노조 조합비에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영세 규모 노조에는 큰 타격이다.

명문제약 노동조합은 한국노총 산하로 1988년 설립됐으며 72명의 조합원이 가입돼 있다. 풀타임 노조 전임자를 따로 두지 않고 노조 위원장이 근무 시간 틈틈이 노조활동을 한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송태현 노조 위원장은 명문제약의 공장 시설정비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팀에서 일하고 있다. 단체교섭이나 노사협의회 참여, 조합원 고충처리 등은 회사의 협조를 받아 근무시간 중에 처리한다.

노동부는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송 위원장의 말을 빌려 '노조활동을 하는 데 반드시 1년 내내 유급 보장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또 "노조 규모가 작아 일하면서 노조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며 노사협의, 고충처리 등 실질적 활동은 회사가 유급 처리를 하니 문제가 없다, 오히려 같이 일하면서 활동하니까 조합원들과도 더 거리감이 없어진다"고 인용했다.


즉 내년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개정을 추진 중인 '타임오프'(전임자 임금 지급은 금지하되, 일부 활동만 유급 인정)가 합리적 대안임을 암시한 것이다.

노동부는 현재도 국내 100인 미만 노조의 36.6%가 풀타임 전임자가 없고,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의 영향을 받는 조합원 수가 16%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들며 '중소 규모 노조 활동 불가능' 우려는 지나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임 장관의 명문제약 노조 방문에 대해 노동계는 '정부가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라는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입맛에 맞는 사업장을 골랐다'며 발끈했다.

성명까지 내며 비난을 한 단체는 최근 전임자·복수노조 규정과 관련해 노사정 논의 참여를 중단키로 한 한국노총. 한국노총은 노동부가 전임자 임금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듣지는 않고 정책 의도에 맞는 선전만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또 명문제약 노조에 확인한 결과 송 위원장이 노동부가 자료에서 밝힌 발언을 한 적이 없고 오히려 원하는 답을 얻으려 유도심문을 했다며 "노동계와 대화 노력보다는 여론조작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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