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첫 해외 원전 운영권 따내나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9.10.14 07:10

필리핀원전 '사업성 있음' 가닥…성능복구· 운영권 획득으로 이어질지 관심

한국전력이 필리핀에서 원자력 발전소 운영권을 획득할 가능성이 커졌다. 성공할 경우 한전이 원전과 관련해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루손섬 남부 바탄(Bataan)주 원자력발전소 사업 재개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는 한전은 필리핀 전력공사(Napocor)에 사업 재개가 타당성 있다는 의견을 담은 중간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의 첫 원전 프로젝트인 바탄 원전은 1970년대 초반 오일쇼크 이후 필리핀 정부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추진했다. 1976년 건립이 시작된 이후 23억달러를 들여 거의 완공 단계에 이르렀지만 1986년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나면서 함께 중단됐다. 원전 부지가 지진대에 위치해 안전성이 문제된데다 뇌물 스캔들까지 터졌기 때문.

20여년이 흐른 2007년 필리핀 정부는 원전 건립에 들어간 부채 상환이 완료되자 사업 재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해 11월 한전과 필리핀 전력공사는 사업 타당성 검토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원전 보수와 운영에 두 회사가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필리핀이 원전 사업 재개에 앞서 전체적인 시설 평가를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한전은 이달 중으로 최종 보고서를 필리핀 전력공사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보고서에 "대부분의 설비 상태가 양호하며 일부 설비는 교체해야 하거나 좀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전력공사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내년 5월까지 정부에 사업 재개와 관련한 의견을 제출하게 된다.

한전과 필리핀 전력공사가 원전 운영에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한 만큼 원전 사업 재개가 최종 결정될 경우 한전이 성능 복구 및 운영권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와 중국, 터키, 요르단 등을 대상으로 해외 원전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한전으로서는 이 분야에서 처음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게 되는 셈이다. 한전은 이미 필리핀 말라야 화력발전소 보수·운영과 일리한 가스화력발전소 건설·운영에 참여하면서 현지에서 전력 사업자로 입지를 굳혔다.

다만 원자력발전소 운영에 대한 현지인들의 부정적인 여론과 사업 재개에 추가로 들어갈 10억달러 예산 문제 등 아직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이 남아 있다.

한전 관계자는 "운영권 획득을 위해서는 아직 경제성 검토 등 거쳐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아 있다"며 "아직 확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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