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위기해법 '지배구조'서 찾다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9.10.13 05:00

윌리엄슨·오스트롬 공동수상...공식·비공식 '규제' 초점

올 노벨경제학상 엘리노어 오스트롬(76.Ostrom) 미국 인디애나대 교수와 올리버 윌리엄슨(77.Williamson)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UC 버클리)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12일(현지시간) 경제 지배구조(economic governance) 연구를 발전시킨 공로로 두 사람을 2009년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30년간 이룩한 두 사람의 기여는 지배구조의 영역을 경제학 '변방'에서 과학적 관심의 중심부로 이전시켰다고 평가했다.

기존의 주류 '신자유주의' 경제학이 '시장'내에서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을 설명했다면 두 사람은 기존의 '시장논리' 밖에서 이뤄지는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과 그 영향에 초점을 맞췄다.

지금까지 경제학계를 지배해온 '주류'에서 다소 비켜나 있다고 볼 수 있는 두 사람의 수상은 사상 유례없는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경기침체의 상처가 세계 경제를 할퀴고 간 시점이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윌리엄슨, 조직경제학 석학...기업 대형화 문제 주목

윌리엄슨 교수는 '조직경제학(Organizational Economics)'의 기초를 닦은 석학이다. 그는 어떻게 기업이 설립되고 대형화되며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를 규명해 왔다.

그는 특히 기업의 형성이 분업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기존의 가설을 뒤집었다.
고전 경제학의 가설과 달리 시장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거래비용이 발생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기업은 인수합병이나 자회사 설립을 통해 조직 내부에서 거래를 함으로써 점차 대형화한다는 것이다.

윌리엄슨은 대형화된 기업은 권력을 남용하고 사회 전체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낳게 된다고 봤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을 쪼개거나 크기를 제한하는 것보다는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아웃소싱'을 유도하는게 바람직하다는게 윌리엄슨의 지론이다.

198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소로우 교수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윌리엄슨의 연구는 대형 은행들이 어떻게 운영돼 왔고, 어떻게 그토록 바보같고 위험스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를 이해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슨 교수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을 졸업한뒤, 스탠포드에서 경영학석사(MBA), 카네기 멜론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 오스트롬, 환경+경제 가교 '정치경제학자'

제도경제학과 공공선택이론 전문가로서 환경과 경제학 연구에 천착해온 오스트롬 교수는 개인들의 공동체나 시민단체가 정부나 기업보다 천연자원 같은 공공 자산을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실증 연구를 통해 밝혀왔다.
오랫동안 형성된 네트워크와 단체를 통해 개인들이 효율적인 '비공식적 규제(informal regulation)'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주인 없는 땅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좇아 쓰레기를 마구 내다버림으로써 황폐해 진다는 기존 주류 경제학의 '공유지의 비극' 가설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주목받았다.

기후변화 문제의 경우도 국제적 합의도 중요하지만, 개별 가정과 지역공동제 단위에서부터 문제 해결의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정치학회 회장을 역임한데서 보듯, 경제학과 정치학의 영역을 연결한 '정치경제학자'로서 현실 문제 해결에 깊은 애정을 쏟아왔다.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는 영예를 안은 오스트롬 교수는 로스앤젤레스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UCLA)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벨상 상금은 1000만 크로네(140만 달러). 공동수상인 경우 나눠 갖는다. 두 사람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노벨상 메달과 상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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