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튀는 '전기차' 경쟁, 그 속에서 한국은?

머니투데이 최인웅 기자 | 2009.10.12 08:21

국내 인프라 구축 절실..현대차의 양산계획이 핵심 관건

↑현대차의 순수전기차 'i10 EV'
↑르노의 순수전기차 '조이 Z.E 컨셉트'
↑닛산의 순수전기차 '리프'

친환경차로 분류되는 차종가운데 '전기차'는 올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오는 24일 개막될 동경모터쇼에서도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주요 일본차 업체들은 곧 양산될 전기차와 그에 관한 콘셉트카를 경쟁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의 덩치 큰 차량들을 생산해왔던 GM, 크라이슬러 등의 업체들도 이르면 내년 안에 플러그인 전기차를 양산한다는 전략을 이미 확정한 상태다.

심지어 그동안 후발주자로만 생각해왔던 중국의 자동차업체도 전기차에 대해선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세계 2위의 리튬이온배터리회사이자 자동차업체인 중국 BYD사는 올해 초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최초의 전기 크로스오버 카 'E6'를 선보이며, 이르면 내년 안에 북미에서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혀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 4월 외국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르노닛산과 무공해 차량제휴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중국 내 우한(武漢)지역을 첫 전기차 시범운행 도시로 선정했다. 중국정부는 전기차 구입 보조금지원을 적극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최근 개최된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선 독일의 BMW, 아우디, 벤츠 등이 고성능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의 전기차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한 프랑스의 르노그룹도 2011년부터 바쁜 도시인들과 사업용 운전자, 패밀리형을 모두 만족시키는 다양한 컨셉의 전기차 4종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뒤늦게 나섰다. 지난 8일 정부는 '전기차산업 활성화방안'을 내놓고, 향후 전기차 육성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차 역시 2013년 양산예정이었던 순수 전기차 개발계획을 당초보다 2년 앞당길 계획이다. 르노삼성과 GM대우도 모기업의 양산 전기차를 2011년부터 들여와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전기차 관련 중소기업들도 최근 50여 개의 회원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기차산업협회'를 창립하고, 전기차를 독자적으로 양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협회관계자는 "국내와 달리 미국이나 유럽 등에선 전기차의 속도나 충돌실험 등 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관련법규가 까다롭지 않다"며 "국내도 전기차 등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기존 완성차와 차별화되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한 전기차업체인 CT&T사가 생산하는 'E-Zone' 전기차는 미국에서 경찰차로 납품되기도 하고 수출물량도 적지 않지만, 정작 국내에선 최고속도가 낮다는 이유로 아직 도로운행 허가를 받지 못했다. 다행히 정부는 시속 60km 안팎의 저속 전기차에 대한 법규를 올해 말까지 정비하기로 해 CT&T 등 관련 업체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는 결국 현대차가 전기차 양산에 어느 정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지 여하에 따라 부품 등 관련업계와 중소 전기차 업체들의 미래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는 충전소 건립 등 인프라구축의 미비와 고가의 배터리 가격 등으로 전기차 개발을 2012년 이후로 미뤄왔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과 미국 등은 전기차 충전소와 관련 인프라를 상당부분 갖춰가고 있는 상태지만, 우리는 아직 전무한 게 사실"이라며 "메이커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전기차에 대한 양산계획을 정하는데, 지금으로선 계획만 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기차를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급속충전기 보급이 관건이라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현재 개발된 전기차의 주요 충전방식은 일반 가정용 전원(3~8시간 소요), 급속충전기(20~30분), '퀵 드롭'(새 배터리로 교환하는 방식, 3~5분) 등 세 가지 정도로 알려졌다. 향후 정부는 백화점,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 등 다중이용시설에 충전소를 설치할 경우, 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업계관계자는 "수년 내에 전기차와 관련된 충전케이블과 배터리 등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늘 전망"이라며 "이미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일본이 독보적인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보다는 아직 누구도 확실하게 헤게모니를 쥐지 않은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더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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