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노벨상 "자격 충분"vs"너무 일러"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9.10.10 04:33

(종합)국제사회 일제히 축하… "실질 업적 부족" 비판 제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데 대해 국제사회 지도자들은 일제히 놀라움 속에도 환영과 축하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후 세계 평화 정착과 국제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울여온 노력을 상기시키며 노벨위원회가 최고의 적임자를 선택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취임 9개월밖에 되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평화상을 시상한 것은 지나치게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반응도 없지 않다.

◇반총장 등 축하 성명..."노벨상 취지에 가장 부합"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는 이날 "국제 외교와 사람들 사이의 협력 강화를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에 노벨 평화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오바마는 미 대통령으로서 국제연합(UN)을 중심으로 한 다자적 외교가 중요시 되는 국제 정치의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 냈다"고 시상 이유를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발표, 오바마 대통령의 수상을 유엔 직원들과 함께 축하한다며 "오바마 대통령과 수상자를 선정한 노벨위원회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반총장은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변화 핵무기감축, 평화와 안보 등 국제사회 현안에 대해 대화와 참여의 새로운 정신을 구현하고 있다"고 평가한뒤 "유엔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오바마의 약속은 인류에서 신선한 희망과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실질적인 업적을 이루기도 전에 너무 이르게 평화상을 수상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노벨 위원회는 매우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고 답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축전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노벨상 평화상 수상 선정은 핵무기 없는 세계와 우리 시대의 범세계적 도전을 극복하고자 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비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지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이러한 신념에 공감하며 이를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전세계에 활력을 불어 넣었으며 대화를 통한 협상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역시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헌신은 노벨상 제정취지와 부합하는 것"이라고 축하했다.

아랍권과 이스라엘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탈레반 대변인은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성명을 통해 "오바마는 폭력과 민간인 학살 상을 받아야 한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9개월만에? "이제부터 걸맞는 업적 이뤄야" 반응도

1983년 노벨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수상 소식을 접하고 "너무 빠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때로는 책임있는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상을 줄 수도 있다"며 수상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CNN은 인터넷판에 '자격있다' '아직 아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나란히 배치했다.
이란문제 전문가인 하미드 다바시 콜럼비아대 교수는 이날 CNN 기고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열정과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통받는 국가들에 대한 폭넓은 비전을 통해 노벨상을 수상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의 정치평론가 에드 롤린스는 이날 CNN의 '아메리칸 모닝'에 출연 "미국인으로서 오바마 대통령의 수상을 축하한다"면서도 "취임한지 9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여전히 전쟁을 지휘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TV 드라마 각본치고도 수준이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이제부터 상에 걸맞는 업적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영국 BBC 방송도 이날 "오바마는 너무 빨리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오바마가 지난 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열린 핵 정상회의를 주재하며 '핵 없는 세상'을 위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지만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핵 보유국들은 여전히 핵무기를 보유중이며 미국도 핵무기를 전혀 보유하지 않고자 하는 의지는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여전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이란 핵무기 문제와 중동 평화협상도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후변화 문제 역시 오바마 대통령이 미 의회의 결정에 따라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할지 불분명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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