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회장 '쟁기질 경영론' 공격경영 독려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9.10.08 12:13

한화그룹 창립 57주년 기념사서 밝혀..."쉼없는 쟁기질이 봄을 재촉"

"이제부터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좀 더 공격적으로 변화해 주길 바랍니다."

↑김승연 회장
오는 9일 창립 57주년을 맞은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이 공격형 경영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김 회장은 8일 발표한 기념사에서 "지금까지가 위기극복과 생존을 위한 수비형 경영이었다면 앞으로는 그룹의 글로벌 비전을 펼칠 수 있도록 사업기회를 선점해 나갈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쟁기질 경영론'을 화두로 던졌다. 김 회장은 "쉼 없는 쟁기질이 봄을 재촉한다"고 전제한 뒤 "지금 희망의 쟁기질을 멈춘다면 훗날 승자의 만찬에 초대받지 못할 것"이라며 임직원들의 변화를 강하게 독려했다.

김 회장은 "이번 경제위기를 통해 평소 준비된 일류기업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승자가 독식하는 냉혹한 시장 현실 또한 절감했다"며 "대외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소극적인 행동으로 투자 적기를 놓친다면, 우리의 경쟁력은 크게 뒤쳐지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말부터 실시해온 '위대한 도전(Great Challenge) 2011' 프로젝트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실적을 달성하는데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사업과 조직, 수익구조, 기업문화 등 경영활동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혁신을 계속 실시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한화리조트와 한화개발, 한화63시티 등 레저 3사의 통합과 한화손해보험과 제일화재의 합병 등을 통해 레저와 금융 부문에서 보다 유기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아울러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회사가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직원들부터 일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로서 승부하는 조직문화를 꽃피워 주기 바한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일도 찾아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회장은 조만간 인천 화약공장 옛 부지에 '한화기념관'을 개관하겠다는 뜻도 표명했다.

김 회장은 "기념관은 그룹과 국내 화약산업을 태동시킨 집념의 장소로 한화인들에겐 창업정신을 고취하는 마음의 고향이 될 것"이라며 "사업보국 정신을 불태웠던 창업주의 업적을 기리면서 그 동안 한화인들이 흘려온 소중한 땀의 역사를 되새기고 더 큰 번영의 미래로 견인해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창립 57주년 기념식은 오는 12일 각 계열사별로 대표이사의 주재 하에 진행된다.

한편 한화그룹은 창립 기념을 맞아 '한화 자원봉사 DAY'를 선포하고, 이달 내내 임직원 1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릴레이 자원봉사 활동에 돌입했다. 7일엔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독거노인들에게 연탄을 배달했고, 김현중 한화건설 대표는 성동장애인복지관의 장애우들과 63빌딩 관람 및 생일파티 행사를 진행했다.
↑그룹 창립기념일을 맞이해 최웅진 한화L&C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직원들과 함께 서울 문래동 독거노인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최웅진 한화L&C 대표는 서울 문래동에 있는 독거노인 가정을 직접 방문해 생필품을 지원했고, 양욱 한화갤러리아 대표도 강화도 지적장애인 시설인 '우리마을'을 찾아 고추수확과 환경정화 작업을 실시했다.

이신효 드림파마 대표는 이날 지역노인들과 함께 무료급식과 다과 및 레크레이션 시간을 가졌고, 김남규 한화테크엠 대표는 창원지역 저소득층 아동을 초청해 공장견학 행사를 개최했다.

한화는 이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사옥 뒤쪽 파리공원에서 '금난새와 유라시안 스트링'을 초청, 창립 57주년 기념 음악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김연배 한화그룹 부회장, 홍기준 한화석유화학 대표 등 한화그룹 임직원들과 남상만 중구문화원 원장, 주변 직장인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김 회장의 기념사 전문이다.


한화 임직원 여러분!
그룹 창립 57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날입니다.

올 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소임을 다해 준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한결 같은 신용과 의리로 그룹발전을 견인해온 장기근속 수상자 여러분께도 축하를 드립니다. 지난 날 그룹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역대 한화인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창립기념일을 맞아, 과거를 돌아보고 끊임없이 성찰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요즘과 같은 격동기일수록, 창업기의 초심을 견지하여 마음을 가다듬어야 하겠습니다. 반 세기 전, 선배 한화인들은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불굴의 신념을 결단의 행동으로 옮겨 꿈을 이루었습니다.

조만간 한화인의 열정과 투혼이 깃든 인천공장의 옛 부지에 한화기념관이 개관될 예정입니다. 한화기념관은 그룹과 국내 화약산업을 태동시킨 집념의 장소로서 한화인들에겐 창업정신을 고취하는 마음의 고향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이곳에서 한화인들이 흘려온 소중한 땀의 역사를 되새겨 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 날 사업보국 정신을 불태웠던 창업주의 업적을 기리며, 한화를 더 큰 번영의 미래로 견인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한화인 여러분!
최근 1년 간 우리는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해 극과 극을 오가는 격심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올 초만 해도 공포의 끝을 가늠하기조차 힘들었지만, 어느덧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다는 조심스런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다행히 각종 경제지표가 호전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 그룹도 기민한 위기대응으로 긍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년 간 전사적으로 Great Challenge 2011을 실천하며 고통을 분담해 온 결과라 생각합니다. 임직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동참과 희생에 감사를 드립니다. 하지만, 아직은 발등 위의 급한 불을 끈 것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자만하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여,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가 위기극복과 생존을 위한 수비형 경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좀 더 공격적으로 변화해 주길 바랍니다. 본격적인 경기회복 이전에 그룹의 글로벌 비전을 펼쳐 나갈 수 있는 사업기회를 선점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경제위기를 통해 평소 준비된 일류기업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승자가 독식하는 냉혹한 시장 현실 또한 절감했습니다. 대외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소극적인 행동으로 투자 적기를 놓친다면, 우리의 경쟁력은 크게 뒤쳐지고 말 것입니다. 쉼 없는 쟁기질이 봄을 재촉합니다. 지금 희망의 쟁기질을 멈춘다면, 훗날 승자의 만찬에 초대받지 못할 것입니다.

한화인 여러분!
우리는 지난 57년 간 고비마다 그룹의 기반이 되는 성장동력을 발굴하며 더 큰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왔습니다. 제조, 서비스, 금융업에 이르는 오늘의 위상을 갖추기까지, 매 순간 큰 그림을 그리며 승자의 역사를 이어왔습니다. 신 사업 또한 산 정상에서 천리 밖을 내다보듯,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단지 기존사업의 개선차원을 넘어, 사업의 근본부터 혁신적으로 새롭게 구상해 주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2011년에는 세계적인 위상을 지닌 일류기업, 일류사업이 우리 한화에서도 반드시 나올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각 사는 사업?조직?수익구조, 기업문화 등 경영활동의 각 부문에서 강도 높은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주길 바랍니다. 현재 진행중인 레저 3사의 통합작업도 경영의 효율화를 높이기 위한 내부혁신의 일환입니다. 금융부문에서도 대한생명의 사명변경 추진과 함께, 손해보험과 제일화재의 합병 완성으로 한화금융네트워크의 본격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금융부문은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며 그룹의 변화를 선도하는 강력한 축이 될 것입니다. 또한 각 사는 회사간의 시너지를 강화해 시장기회를 포착하고, 본사와 지방, 영업현장간의 긴밀한 소통으로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주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임직원 여러분께 당부 드립니다.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회사가 세계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직원들부터 먼저 세계일류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 그룹 내에 ‘못한다’, ‘안된다’는 부정적인 의식이 더 이상 발붙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비록 힘들고 어렵더라도 ‘한번 해보자’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조직 내 확산되어야 합니다. 부서별 이기주의와 관료주의도 깨끗이 청산해 나가길 바랍니다. 일로서 승부하는 조직문화를 꽃피워 주기 바랍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일도 찾아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열정이 필요합니다.

과거에도 우리는 끊임없는 개혁을 주창해 왔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구태를 탈피하는 의식전환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새 시대로의 도약은 불가할 것입니다. 새로운 기업상을 확립하여 나 자신부터 내 주변부터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야 합니다. 외부환경과 운을 탓하기 전에, 내부적으로 먼저 바꾸고 작은 것부터 혁신해 나갑시다. 한화인 여러분의 솔선과 분발을 기대하겠습니다.

한화인 여러분!
어제의 발자취가 내일의 교훈이 되듯이, 사업을 통해 국가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창업이념은 변함없이 계승되어야 할 유산입니다. 지금 전국 각지에서 온정을 나누는 한화자원봉사데이 활동도 기업시민으로서 사업보국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한화정신인 신의를 바탕으로 사회각층과 공존하며 상생의 믿음을 전파하는 데 앞장서 주길 바랍니다.

오늘 창립 57주년을 맞아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있는 이 시간이 그룹의 획기적인 미래로 도약하는 또 하나의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 2년 후 Great Challenge 2011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글로벌 한화의 꿈을 반드시 이룰 수 있도록 우리모두 심기일전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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