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풀리지 않는'공모주의 저주'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9.10.08 12:05

생보상장1호 동양생명 공모가 밑돌아

12.7대 1의 높은 경쟁률, 한국 첫 생명보험 상장기업의 프리미엄도 '공모주의 저주'를 풀지 못했다.

8일 첫 거래를 시작한 동양생명보험은 공모가 1만7000원에 크게 못 미치는 1만57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낮은 시초가로 장 초반 3.8%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10%가까이 하락한 뒤 바닥을 맴돌고 있다. 거래량은 300만주가 넘었다.

공동주관사인 모간스탠리 창구에서는 매도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공모받은 외국인들이 손절매하는 물량이 대부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투자증권 등 일부 물량을 받아간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자보다는 팔자움직임이 강해보인다.

한 운용사 주식운용팀장의 말을 빌면 동양생명보험은 "계속 고(高)밸류에이션 논란이 있던 주식"이다.

KB투자증권은 개장 전 동양생명의 낮은 유통주식비율은 주가변동성을 확대시킬 전망이나,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추가 상승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선호 연구원은 동양생명의 공모가격은 1만7000원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8배로 손해보험주들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수요예측 결과 국내기관투자자의 배정물량이 감소했고, 코스피 내 비중이 0.22%로 신규편입 수요가 크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동양생명보험은 지난달 29~30일 공모주 청약 당시만해도 경쟁률이 평균 12.67대1로 성황을 이뤘지만, 10월 공모주의 저주를 풀지는 못했다. 최근 상장한 아이앤씨테크와 네오위즈벅스도 급락으로 출발했고, 9월말 상장한 쌍용머티리얼케이엔더블유의 경우 30%가까이 거품을 걷어낸 후에야 반등이 시작됐다.


특히 10월 들어 공모주의 굴욕행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공모주 저주에는 외국인과 기관들의 '공모주 단타'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한 펀드매니저는 "일부 단기 투자자들은 가급적 공모 첫날 매도를 원칙으로 하는 것 같다"며 "얼마 전까지 활황이라 첫날은 대부분 시세가 나더라는 등의 기대감이 작용했을 뿐, 밸류에이션이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동양생명보험의 부진은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을 보유하고 있는 CJ, 신세계, 한화의 반응도 시원치 않다. 전일 5%전후의 오름세를 보였던 삼성화재CJ제일제당도 소폭 하락하며 뒷걸음질쳤다. CJ제일제당은 삼성생명 주식 96만주(4.8%)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 수혜주로 꼽히던 동양메이저는 하락했다. 다만 동양생명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동양종금증권과 동양매직, 동양시스템즈는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10월에는 첫 생명보험사인 동양생명보험에 이어 대어급 진로, 포스코건설,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이 줄줄이 상장될 예정이다. '10월 공모주의 저주'가 계속될지 예측은 어렵지만 불안한 흐름인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이 같은 '공모주 단타'가 계속된다면 당일의 증시 분위기가 정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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