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계, 중국 때문에 웃다 우나?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9.10.07 15:52

중국 수요감소, 공급물량 증가로 실적 하락 전망

최근 들어 유화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던 중국의 석유화학 시황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화업계는 지난 2분기까지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에 따른 석유화학 업황 호조로 깜짝 실적을 거뒀다. 대표적인 곳이 LG화학이다.

LG화학은 2분기에 △매출액 3조9209억원 △영업이익 6603억원 △순이익 4671억원의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의 경우 36.4%, 순이익도 31.2%나 급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

SK에너지도 석유사업의 영업손실(683억원)을 화학 부문의 실적이 만회했다. 화학사업에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5448억원, 2587억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4% 증가해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정유사인 GS칼텍스나 에쓰오일(S-OIL)도 마찬가지였다.

업계 관계자는 7일 "화학 산업 자체가 중국의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중국 시장의 동향에 따라 업황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며 "당초엔 대부분의 업체들이 올해 석유화학 시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의 경기부양책 덕분에 의외로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반기엔 상황이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중국 자체 수요가 줄어든 데다, 중국 등 석유화학업체의 신증설 물량의 시장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공급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용환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 달 초 중국의 국경절 연휴에 따라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유가의 약보합세, 신규 공급증가 등으로 9월 중순부터 석유화학 제품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4분기부터는 석유화학업체의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영훈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 중국의 대규모 증설 물량 출하와 원활한 생산을 못해왔던 중동 설비들이 점진적으로 정상 가동됨에 따라 수요를 능가하는 공급 물량의 압박은 단계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도 "효자 노릇을 했던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동시에 떨어지면서 제품별 마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3분기까진 기존 중국 수요 등에 힘입어 실적이 나쁘지 않겠지만 앞으로는 호실적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폴리염화비닐(PVC)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5년간 연장해 적용하기로 한 것도 LG화학, 한화석유화학 등 관련 업체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의 경우는 중국발 악재가 하나 더 돌출됐다.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석유제품 가격을 조정, 자국 정유업체에 일정 수준의 마진을 확보해준 것이다.

박재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업체들이 보장된 마진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면 정제설비를 확충해 내수 시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국내 정유업체들의 석유정제 사업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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