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연저점 환율…환율효과 실체는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09.10.07 15:24

환율 100원↓-영업익 5조↓ 분석..관건은 환율 하락폭보다 속도

원/달러 환율이 계단식으로 하락하며 업체들이 누려왔던 환율 효과가 소멸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훼손돼 기업실적 악화 → 주가하락·외국인 증시 이탈 →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의 나홀로 하락이 아닌 글로벌 달러화 약세에 수반된 결과인 만큼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은 피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특히 글로벌 달러 흐름에 역행하다 달러부족 사태에 직면했던 지난해의 전철을 밟아서는 곤란한 만큼 방향성을 좌우할 정도의 외환당국 개입은 자제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환율 100원 하락, 기업이익 5조 줄수도
원화가치가 급격하게 상승(환율 하락)하면서 수출 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견해가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신영증권의 원/달러 환율과 기업이익 민감도 분석 자료를 보면 환율이 100원 내릴 때마다 IT와 자동차산업의 영업이익은 5조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IT와 자동차업체의 경우 환율 효과 등에 기댄 실적 개선과 주가 강세의 수혜를 누렸지만 환율 하락시 손실도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환율이 100원 내리면 매출액은 8조9525억원 줄어들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3조2358억원과 2조1572억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각각 3661억원과 3675억원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평균 환율이 최근 원/달러 환율 수준과 140~150원 정도 괴리가 있는 1315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증시에서도 환율효과 소진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최근 수개월간의 상승세를 주도했던 외국인이 IT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수출주 중심으로 매도세를 강화한 것이 환율이 1100원대로 진입한 이후라는 분석도 이같은 견해의 근거다. 실제로 지난달 24일을 기점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로 돌아선 외인의 행보는 환율이 1200원대 밑으로 내려간 시기(9월23일 종가 1194원)와 거의 일치한다.


◇중요한 건 하락속도..외인 매도≠환율우려
반면 환율효과 소진 우려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수출은 환율 같은 가격변수보다 글로벌 경기상황에 더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지난 2007년11월 수출은 전년 대비 17%나 증가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900원 밑으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또 주요 연구기관들이 연말로 가까워질수록 환율이 1100원 선에 가까워지지만 국내 수출은 4분기부터 오히려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도 환율효과 과장 경계론의 근거다.

한국은행도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서 1100원대로 내려앉은 영향에 대해서 수출감소 같은 부정적 영향이 이전처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영복 국제수지팀장은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IT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서는 가격경쟁력이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라며 "환율효과가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는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환율 급락 우려론을 내놨던 신영증권도 국내 경제, 기업이익, 증시 등 여러요소를 고려한 적정한 환율은 1100원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 증권사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환율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은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 수일간 개입행보를 이어왔던 외환당국에서도 환율 수준의 적정성보다는 하락의 속도를 주로 문제 삼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외환시장은 위 아래로 움직이면서 완만한 변동성을 보이는 것이 정상”이라며 “최근 계단식의 급격한 변동성이 고착화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환율효과 희석을 외인 매도 전환과 직접적으로 연결짓기는 무리라는 견해도 있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노중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부터 집중적으로 유입된 외인 자금의 경우 투자수익과 환차익을 고려할 경우 최소 30%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판단된다”며 “환율에 대한 우려나 순매수 기조에 대한 변화보다는 외인이 어느 정도 수익을 거두면서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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