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아시아나, 항공기 도입방법도 '극과 극'

더벨 김현동 기자 | 2009.10.08 07:01

대한항공 '직접구매' 급증…아시아나 '균형' 포트폴리오

이 기사는 09월21일(12:1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항공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운용 방식에서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한항공이 직접구매와 금융리스를 통해 항공기의 80%를 도입·운용하는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의 절반을 운용리스를 통해 도입하고 있다.

◇ 항공기 금융 3가지 방식

항공사가 항공기를 도입하는 방식은 크게 직접구매(Own), 금융리스(Finance Lease), 운용리스(Operating Lease)의 세가지로 나눠진다. 일반적으로 직접구매와 금융리스, 운용리스를 균등하게 나눠 항공기를 도입한다.

직접구매는 항공사가 보잉사 등의 항공기 제조업체로부터 항공기를 직접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자체 자금만으로 항공기를 구매할 경우,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다. B747의 대당 가격이 2억1100만달러(약 2600억원, 달러/원 환율 1257원 기준) 수준이고, '하늘의 궁전'이라는 A380의 대당 가격은 2억8600만달러(약 3500억원, 달러/원 환율 1257원 기준)에 이른다.

때문에 항공사들은 자체 자금 10∼20%와 함께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항공기를 매입한다. 국내에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원·외화대출 형태로 항공기 구매자금을 지원한다.

금융리스는 법적인 소유권이 없을 뿐이지 실질적으로는 차입금으로 직접 구매하는 경우와 다를 바가 별로 없다. 항공기는 자산으로 계상하고 감가상각이 가능하다. 차입금에 대해서는 리스료의 일부가 이자로 나간다. 하지만 지카스(GECAS)같은 리스회사(Lessor·임대인) 내지 리스회사가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가 차주가 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운용리스는 금융리스에 비해 사용기간(3∼6년)이 짧고 소유권이 임대인에게 남는다는 점에서 금융리스와 다르다. 항공기는 사용권만 있을 뿐 자산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당연히 감가상각을 할 수 없어 세제혜택과 현금흐름 측면에서 불리하다.

리스료는 전액 기간비용으로 처리된다. 고가의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는 대신, 필요한 만큼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효율적이다. 금융리스가 할부금융과 비슷하다면, 운용리스는 렌탈과 유사한 면이 있다.

◇ 대한항공, 직접구매+금융리스 80% 차지


외환위기의 파고가 여전하던 2000년 초만 해도 대한항공은 여타 항공사들과 마찬가지로 운용리스 비중이 높았다.

2001년 초 보유 중인 항공기 119대 가운데 66대(55.46%)가 운용리스를 통해 도입됐다. 직접 구매한 항공기는 11대(9.24%)에 불과했고, 금융리스가 42대(35.29%)였다.('대한항공 항공기 운용 현황' 참고 )

그러나 2003년을 기점으로 운용리스 비중이 크게 줄고, 금융리스가 크게 늘었다.

운용리스 비중이 급감한 데는 KALF(Korean Air Lease and Finance)에 대한 회계규정 변경 영향이 컸다. 대한항공은 아일랜드에 설립한 리스회사 KALF를 통해 도입되는 항공기를 운용리스로 처리했으나, 2003년 결산부터는 금융리스로 회계처리했다.



회계규정이 변경되면서 2002년까지 9000억원에 달하던 임차료가 2003년에는 4000억원 대로 급감했다. 반면 1000억원 대 수준이던 리스부채는 3조원 수준으로 급증했다.('대한항공 차입금 추이' 참고 )

금융리스와 함께, 직접구매 비중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2001년 한 자리 수였던 직접구매 비중은 2007년에 30% 대로 증가했다. 직접구매 증가로 같은 기간 외화장기차입금이 1232% 급증했다.

올 6월말 현재 대한항공이 운용 중인 항공기 125대 가운데, 직접구매와 금융리스를 통해 도입된 항공기는 100대(80%)에 달한다.

대한항공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마이너스로 추락하기는 했지만 2001~2008년까지 5~7%를 꾸준히 기록했다. 반면 직접구매와 금융리스 비중이 늘어나면서 6월말 현재 부채비율은 534%로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시장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운용리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대한항공이 직접구매 비중을 늘렸다는 것은 대단한 자신감의 발로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아시아나, 운용리스 50%·직접구매·금융리스 50%


대한항공에 비해 비교적 신설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운용리스 비중이 높은 편이다. 운용리스와 직접구매·금융리스 비중을 절반씩 균형 있게 가져가고 있다.('아시아나 항공기 운용 현황' 참고 )

아시아나항공도 2000년대 초만 해도 운용리스 비중이 70%에 달했었다. 하지만 2005년을 전후해 금융리스 비중이 크게 늘었다. 2004년까지 운용리스로 회계처리되던 연불매입채무가 금융리스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2005년부터 연불매입채무를 리스부채에 포함해 회계처리하라는 외부감사인의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회계당국 관계자도 "연불매입채무와 리스는 항공기의 법률상 명의가 누구에게 있냐는 것"이라며 "외부감사인이 리스부채로 처리하라고 했다는 것은 항공기의 법적 소유권이 항공사가 아닌 리스사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해 2004년 20%이던 직접구매 비중이 2005년에는 5%로 뚝 떨어지고, 금융리스 비중은 20%에서 38%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돌발변수가 발생한 2005년을 제외할 경우, 아시아나는 직접구매(10∼20%)와 금융리스(20∼30%), 운용리스(50% 대 중후반) 비중을 균형있게 가져가고 있다.

한 항공기금융 전문가는 "운용리스는 항공기를 빌리고 반환하기가 쉬워, 노선의 신축적인 운용이 필요한 곳에서 많이 사용한다"며 "시장 상황이 불투명할 때에는 운용리스가 유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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