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신뢰쌓기

김진형 기자 | 2009.10.07 08:39

무너진 심리가 문제… 출구전략·실적·환율 등 신뢰 회복해야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하락을 지속했다.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는 3분기 국내 기업실적 모멘텀의 증시 영향력이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로 투자심리를 지적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날 증시 하락의 계기가 됐던 호주의 금리인상도 마찬가지다. 호주의 금리인상이 당장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증시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신뢰를 회복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호주의 금리인상으로 불거진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를 덜어내야 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호주의 금리인상으로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의 명분을 축적했지만 당장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이성태 총재의 발언이 지난달 채권시장을 뒤집어 놓은 것처럼 이번달 금통위에서도 총재의 입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또 3분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 삼성전자의 전날 잠정치 공개에도 시장은 밋밋한 반응을 보였다. 이미 그 정도의 실적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반응이었다. 어쭙지 않은 서프라이즈에는 시장이 크게 환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보여줬다. 결국 추정치에 부합하는 실적발표가 나오지 못하면 시장의 실망이 상당히 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환율도 문제다. '환율 하락=증시 상승'이라는 공식이 지금은 깨진 상황이다. 환율은 증시가 상승해도 떨어지고 하락해도 떨어지고 있다. 환율 하락은 그동안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수출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가뜩이나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실적에 대한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 때문에 환율 하락세가 진정돼야 한다는 점도 증시 반등의 전제조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대증권은 "현재 장세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환율"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시장이 반등다운 반등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미 증시가 매크로 부진에 따른 약세 반전 이후, 외국인의 매도가 계속됐기 때문인데 원화 강세 지속은 외국인에게 매크로 리스크를 커버하기 위한 국내 주식 매도(=단기 차익실현)의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지금의 증시 하락 분위기를 한방에 돌리기는 힘들다"며 "실적, 출구전략, 경기지표 등이 하나하나 불확실성을 제거하면서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대를 낮추자= 전문가들은 기대 수준을 조금 낮출 것을 주문하고 있다. 당장 시장이 이렇게 흔들리는 이유도 기업 실적이나 경기회복 속도 등에 대한 기대 수준이 너무 높아기 때문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할 만한 이슈들이 연이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흐름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기술적 반등을 노린 단기매매는 가능하겠지만 시장 변동성이 다소 줄어드는 모습이 관찰되기 전까지는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단기 트레이딩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의 상승 흐름이 꺾였다고 보지 않는다면 시장 약세에 손을 놓고 있기 보다는 지금 상황에서 선택할 만한 투자 대상을 선별하는 작업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새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IT, 자동차, 달러-원 환율 하락 수혜가 예상되는 전기가스, 음식료 등의 업종은 여전히 관심권에 둘만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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