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저요? 묻어두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9.10.06 16:56

삼성전자 호재에도 코스피 4일째↓... 원인은 '불안감'?

코스피지수가 4거래일 연속 하락세입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즉 3개월간 벌어들인 돈이 4조원을 넘는다는 소식에도 해당 주가는 2000원 빠지며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국내 대표기업의 분기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하락으로 화답했습니다. 물론 오른 종목도 많습니다. 6일 코스피시장에서 상한가 4개를 비롯해 전 거래일 대비 상승 종목은 369개입니다. 하지만 우려하는 것은 올해 증시를 주도한 대표주들이 외국인 매도세에 휘말리며 심리적으로 내림세를 가져오고 있다는 겁니다.

시가총액 산술평균 방식을 쓰는 코스피지수는 대형주가 빠지면 '파란불'이 들어올 수 밖에 없습니다. 올해를 3달 남겨둔 시점에서 주도주의 하락은 '장사 끝'이라는 의미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저기 둘러봐도 국내증시가 10월을 맞아 갑자기 '믿었던 애인 마음 돌변하듯' 토라지는 이유를 찾기 힘듭니다. 호주 중앙은행이 이스라엘에 이어 이날 기준금리를 0.25% 올린 데 국내증시의 하락요인을 찾지만, 정작 호주증시는 0.4% 상승 마감했습니다.

유동성 회수를 뜻하는 '출구전략'에 대한 두려움으로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지만, 핑계거리로 밖에 들릴 수 없습니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분기 최대라는 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는 가이던스에도 해당 주가는 0.3% 내리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보다는 주식시장에는 '무엇인가'가 드리워져 있는 듯 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많이 올랐다는 데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이제 꺾이지 않겠는가'라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는 듯 합니다.

펀더멘털적 요인으로는 주가가 빠질 이유가 없다는 데 대부분 증권 전문가들도 동의하는 대목입니다. 출구전략을 논하지만, 한국은 실질적으로 출구전략이 이행되고 있다고 봅니다.

최근 국정감사 기간에 금융감독원이 신학용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내 9개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외환·한국씨티·SC제일·농협)의 금리조건별 주택담보대출 잔액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이 92.24%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변동금리형 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2.78%임을 감안하면 8월초 2.41%에 비해 1달 남짓에 0.37%p 오른 것을 보면 한국은 이미 출구전략이 시행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기준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시장이 '알아서' 출구전략을 이행하고 있으니까요.

이같은 움직임을 외국인이라고 모를 리 없습니다. 한국에서 금리인상이 실질적으로 단행되고, 거기에 미국에서 본격 금리인상이 이뤄지면 선제적으로 잘 나갔던 나라가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하니까요.

정의석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장은 최근 시장 분위기가 심리적인 요소에 휘둘리는 경향이 짙다고 분석했습니다.

정 부장에 따르면 국내 경기 흐름을 올들어 주가로 대변하는 삼성전자의 3분기 컨센서스가 3조8000억원 이었습니다. 이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세로 마감된 것은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요인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특히 국내 기관이야, 들어올 돈도 없고 타격이고 뭐고 논할 일이 없지만, 국내 수급을 이끈 외국인이 심리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관측입니다.

게다가 이날 투신이 1241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개인도 '바쁜 마음'에 펀드를 깨 일단 현금을 쌓아두자는 '심리'가 시장을 지배하는 분위기가 농후합니다.

정 부장은 시장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과 국내 기관, 개인이 앞다퉈 손해보기 전에 서둘러 내다팔자는 마음이 앞섰다는 분석이죠. 조금 차분해질 필요가 있을 듯 싶습니다.

이런 말을 늘어놓는 너는 뭐하느냐. 이렇게 반문하실 분도 계시겠습니다. 저요? 그냥 2007년에 넣어둔 펀드에 돈 묻어두고 있습니다. 환매해봤자 어디 굴릴 데도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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