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규제 한달, 주택대출 '풍선효과' 뚜렷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09.10.06 16:36

은행권 대출 창구는 한산, 제2금융권은 붐벼

"아파트 담보대출이 많이 줄었습니다. 한 달 새 대출 창구가 정말 눈에 띄게 조용해졌어요."(한 시중은행 문래동 지점 대출 담당자)

"시중은행에서 대출 한도가 줄어든 고객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내점 고객은 물론 전화문의가 크게 늘었습니다"(한 저축은행 영등포지점 관계자)

주택담보대출의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서울과 수도권까지 확대 적용(각각 50%, 60%)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금융 감독당국은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 달 7일부터 DTI규제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시중은행 대출 창구는 한산해진 반면 제2금융권은 붐볐다. DTI규제로 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부분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린 탓이다.

국민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DTI규제가 발표된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감소했고 상담문의도 크게 줄었다"며 "담보대출 한도가 부족한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받거나 제2금융권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영업점 대출 담당자는 "지난달 발표 이후 대출 가능금액을 묻는 전화 문의가 많았지만 대출을 받으러 오는 고객은 절반 이상 줄었다"며 "앞으로도 대출 창구는 대체적으로 한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크게 줄었다. 국민은행의 8월 말 잔액은 73조6796억 원이었지만 9월 말 72조2692억 원으로 한 달 새 1조4104억 원 감소했다. 지난 6월 73조2868억 원, 7월 73조3586억 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던 대출 잔액이 9월 들어 급감한 것이다.

신한은행 역시 DTI규제가 발표된 9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전달에 비해 4164억 원 줄었다. 8월 말 기준으로 38조5821억 원이었지만 9월 들어 38조1657억 원으로 4164억 원이나 감소했다. 통상 비수기로 여겨지던 8월 한 달 간 7462억 원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대출 잔액 증가율이 감소했다.

최근 금융감독원 발표 자료에서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9월1~25일 전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조2000억 원으로 한 달 전 같은 기간(2조7000억 원)보다 20% 가량(5000억원) 줄었다. 6월 이후 3조원 이상씩 늘었던 점을 감안하면 DTI 규제 강화 이후 크게 감소한 셈이다.

다만 DTI 규제를 받지 않는 비 은행권에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지난달 25일까지 제2금융권의 주택대출 증가액은 1조원으로 전달 같은 기간(8000억 원)에 비해 25%(2000억 원) 가량 늘었다.

신협의 한 영업점 대출 담당자는 "DTI규제를 받지 않는 이유로 지난달 은행권 거래 고객들이 평소보다 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분위기속에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는데, 앞으로 거래 고객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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