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국감, '하마터면 파행'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09.10.06 13:31
"제 질의 순서이니 제가 질의 하겠습니다."

6일 서울 계동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신상진 한나라당 의원의 위트가 '큰 웃음'을 선사했다. 복지부의 전자바우처 사업과 관련, 최근 검찰이 압수수색을 벌인 일을 두고 여야 의원간 목소리가 높아지며 파행으로 치달을 뻔 했던 순간이었다.

정미경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5일에 이어 "어제 못한 이야기를 마저 하겠다"며 전자바우처 사업 비리를 집중 추궁하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정 의원은 국민은행이 전자바우처 사업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 당시 여당 모 의원의 비서관이 이 과정에 연루됐다며 정권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검사출신인 정미경 의원은 취조장을 방불케 하며 전 장관을 대상으로 질문 공세를 펼쳤다. 수차례 "아니 의원님 그것은…"(전재희 장관)과 "네, 아니오 라고만 대답하세요."(정미경 의원)라는 공방이 이어졌다.

결국 전 장관은 해명을 포기하고 "직원에게 당당하게 대하고, 죄가 있으면 엄정하게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게 장관의 입장"이라고 손을 들었다.

그러자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나섰다. 백 의원은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고 검찰에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이야기를 국정감사라는 면책 특권 뒤에 숨어서 하고 있다"며 "특정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러는 것은 정치공세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여기가 서로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서로 치고받는 공세장이냐"며 변웅전 위원장이 시정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해당 비서관은 1년6개월 후 그만둬 지금은 아무 관계가 없다"며 "정책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검사가)공명심에 이끌려 무리한 수사를 할 수도 있는데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 동료의원 이름까지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복지부가 압수수색을 당할 정도의 큰 일이 있었으니 당연히 (국감에서) 문제로 삼을 수 있다"며 "이 문제를 갖고 진행이 된다, 안된다고 이 자체를 문제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이에 백 의원이 다시 "그 이야기는 정보를 쥐고 있는 여당서 먼저 하신 것"이라며 발끈했다.

변 위원장이 양당 간사와 상의에 나섰지만 의원석 여기저기에서는 실명 거론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이 때 발언권을 얻은 신상진 의원이 나섰다.

신 의원은 "이 이야기는 있다가 점심 때 하는 것이 좋겠다, 당대당으로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다"고 운을 떼더니 "제 질의 순서니 제가 질의하겠다"는 한마디로 상황을 정리했다.

한편 이 사태는 변 위원장의 중재 하에 특별한 시정조치 없이 합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