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BMW 혈통 그대로, '강한 꼬마' 120d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9.10.03 15:35

[CAR&LIFE]강력한 주행성능·놀라운 핸들링 '역시 BMW'

작은 고추가 맵다. 이 뻔한 속담에 BMW의 막내, '120d'만큼 정확히 어울리는 차가 또 있을까.

BMW 디젤세단 시리즈, '320d', '520d'에 장착된 2리터 디젤엔진이 적용된 소형쿠페라는 점에서 주행성능은 이미 예상했지만 실제 운전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느껴지는 칼칼한 응답성에 BMW 디젤엔진 특유의 힘 있게 치고 나가는 맛이 '작아도 역시 BMW'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한다. 묵직하면서 정확한 핸들링은 프리미엄급 차를 몰고 있다는 기분을 분명히 각인시킨다. '120d'는 유례를 찾기 힘든 후륜구동 소형모델이다.

일단 외관부터 단신의 역도선수를 연상케 하는 짧지만 꽉 찬 디자인이다. 전면부 키드니 그릴과 크게 눈을 부릅뜬 헤드램프는 BMW 가문의 자제임을 드러낸다. 4360mm의 2도어 쿠페지만 사이드라인이 역동적 곡선을 그리는데다 도로에 밀착되는 듯한 탄탄한 하체는 차체를 충분히 육중하게 표현한다.

상급모델과 동일한 디젤엔진이 들어갔지만 후륜구동 방식으로 무게를 잘 조절해 앞뒤 '50:50' 중량 분배를 이뤘다. 때문에 핸들링은 여느 고급 스포츠카 못지않은 인상적 수준이다.

차량이 드문 경기도 여주 근교 크고 작은 구릉과 산길을 택해 코너링을 즐겨봤다. 오르막, 내리막, 완전히 휘어져 꺾여 내려가는 급커브 길에서도 안정적 코너링을 맛볼 수 있었다.

시속 70km이상의 고속 산길 코너링에서도 어지간하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될 만큼 차량제어가 좋았다.

직선주로에서 가속력과 힘도 가솔린엔진 부럽지 않은 성능을 뽐냈다. 제로백(정지상태서 시속 100km 도달시간) 7.6초에 시속 200km에 이르는 동안 계기판이 멈칫하지 않고 돌아갔다. 차안에서 느끼는 소음도 충분히 절제됐다.


다만 안전최고 속도는 226km/h지만 시속 200km 이상은 약간 버거워 보였다.

또 요즘 대세인 친환경성도 돋보인다. 커먼레일 직분사방식의 직렬4기통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35.7 kg.m를 갖추고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8g/km에 불과하다.

연비도 좋았다. 약 300km를 시승하는 동안 급가속, 급정거, 도심 도로정체를 두루 거치고도 리터당 13km대를 유지했다. 공인연비는 15.9km/l라 효율적 운전에 신경을 쓴다면 경제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보였다.

2도어 쿠페치고는 실내공간도 제법 쓸모 있다. 뒷좌석은 어른 2명이 탈 수 있는 수준이고 트렁크 공간도 나오는 편이다.

하지만 BMW 내에서 저가 모델이다 보니 'BMW 동그라미'가 박힌 차량치고는 고급 첨단 사양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모니터 디스플레이 장치와 BMW 고유의 통합제어 시스템인 'i-Drive'는 장착되지 않았고 에어컨 조작도 수동으로 해야 한다. 고급사양 포기하고 다이내믹한 디자인에 BMW 주행성능만 온전히 느끼고 싶은 운전자에게 맞는 차량인 셈이다.

가격은 부가세포함 기본형 3990만원, 하이 패키지 4240만원, 스포츠 패키지 4360만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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