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사느냐 죽느냐 생사의 문턱을 넘어섰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책사업을 완수하기 위해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구분없이 하나가 돼야 합니다 "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초대사장으로 공식 취임한 이지송 사장은 통합공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 때문인지 취임식 내내 결연한 표정이었다. 취임식장이었던 토지공사 본관 대강당은 비장감이 깃든 이지송 사장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이 사장은 주공과 토공이 주거 복지와 경제 발전을 주도해 온 대표적인 공기업이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땅장사·집장사를 하면서 부채만 진 기업이자 부정부패·비리 온상으로 지목돼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다며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대신 이 사장은 "우리는 단기간에 주택 200만호를 건설하고, 분당·일산 등의 신도시를 건설한 저력과 역량을 갖고 있고, 좌초 위기의 현대건설을 재건한 경험이 있어 반드시 국민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으뜸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조직을 조기에 안정화시켜 보금자리, 4대강 살리기, 국가산업단지 조성, 녹색뉴딜 등을 중단없이 추진해야 하며, 조직 안정을 위해 4명중 1명을 내쫓는 산술적 구조조정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결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또 업무중심, 현장중심으로 인사와 조직의 틀을 바꿔 책임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무구조를 개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사장은 토공과 주공 서로 남이 아니라 이제 하나가 됐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지금 취임식장에 토공직원은 토공직원끼리, 주공직원은 주공직원끼리 앉아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섞여 앉기를 바란다"거나 "업무·현장 중심 책임경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두 공사가 따로 노는 것은 절대 안 된다" 등의 당부를 했다.
행사 말미에는 양 공사의 노조위원장을 단상으로 초청해 손을 잡고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고 백마디의 취임사보다 사장과 두 기관이 하나가 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낫다며 두 공사의 융합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은 이제 자산 105조원에 달하는 공룡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이끌게 됐다. 취임식장에서 그는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사장이기도 했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선 '청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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