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사건' 전국민 패닉 "잠 못이뤄"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 2009.10.01 09:36
↑나영 양이 심리치료과정에서 '범인을 어떻게 처벌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린 그림. 나영 양은 범인을 60년동안 벌레와 쥐가 있는 방에 가두고 싶다고 말했다. ⓒKBS

등굣길에 50대 남성에게 끌려가 성폭행을 당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9살 나영(가명) 양의 사연이 알려지며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가장 크게 분노하는 사람들은 바로 '나영 양과 비슷한 또래의 딸을 키우는 사람들'이다. 언론 보고 댓글과 게시판 등에는 "나도 ○살짜리 딸을 키우는데"라며 사건을 접한 충격을 털어놓는 글이 올라온다.

자신을 4살 된 딸을 키우는 아빠라고 소개한 도모씨는 1일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 "둘째 아이를 가지려고 했는데 나영이 사건을 보고 생각을 접었다"고 말했다. 도씨는 "이제 아이를 잘 가르치고 잘 키우자가 아니라 '잘 지키는 것'이 목표가 돼버렸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에는 이번 사건을 안타깝게 여긴 주부가 올린 글이 나영 양 어머니가 쓴 글로 오인받기도 했다.

나영이가 교회 화장실에서 당한 일에 대한 글이 떠돌기 시작하자, "변기만 봐도 연상돼서 무섭다"면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이들도 많았다.

자신의 아픈 기억을 회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터넷의 모 여성게시판에는 "나도 어렸을 때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며 당시 겪은 고통과 사건 이후 괴로움을 털어 놓는 사람들도 간간히 보인다. 여성들의 성폭행, 성추행 경험담에는 위로의 댓글을 달며 공분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지나치게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여럿 보인다. 범인의 형을 더 무겁게 집행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처벌하고 싶다"며 울분을 털어 놓는 사람도 있다. 모 인터넷 게시판에는 온갖 욕설을 동원해 격한 감정을 쏟아내는 글이 계속 올라왔다.

나영이가 심리치료를 받으며 "범인을 60년간 벌레와 쥐가 있는 방에 가두고 흙이 섞인 밥만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는 보도에는 "어린 것이 원하는대로 해주면 안되냐"며 성토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지난해 말 나영 양은 등굣길에 만취한 조모씨(57)에게 끌려가 성폭행을 당해 항문과 대장, 생식기의 80%가 영구적으로 소실되는 장애를 안고 살게 됐다.

조씨는 재범임에도 불구하고 만취상태를 감안해 ‘심신미약’ 판정을 받고 12년형에 처해졌다. 조씨는 판결결과를 승복하지 않고 대법원에 항소했으나 지난달 24일 원래 형 그대로 12년형을 확정 받았다.

지난달 22일 KBS 1TV 시사기획 쌈에서 전자발찌 부착제도 시행 1주년을 맞아 '나영이 사건'을 재조명한 이후 나영 양의 사연이 누리꾼, 언론 보도를 타고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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