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 '날벼락'… 佛해운사 모라토리엄 위기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기성훈 기자, 장웅조 기자 | 2009.09.30 16:36

(종합)조선·해운주 급락, 시가총액 9조 증발

세계 3대 해운사인 프랑스 CMA CGM사가 모라토리엄(지불 유예)위기에 봉착했다는 소식에 증시에서 조선주와 해운주들이 직격탄을 맞고 급락했다.

이 해운사가 국내 조선사에 발주한 선박들이 대량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코스피지수가 하락 반전, 이날 하루 약 9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30일 세계적인 물류 전문지 저널오브커머스(JOC) 등에 따르면 유동성 위기에 처한 CMA CGM의 관계자는 지난 25일 파리에서 채권은행 관계자들과 만나 금융 채무에 대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중단기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CMA CGM의 부채 규모는 6조300억원(35억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즈(FT)는 CMA CGM가 한국수출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 측에 대해 유동성 확충을 위한 상당한 수준의 채무조정을 요청하고 있으며 지원이 없을 경우 1년간의 한시적인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CMA CGM이 실제로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경우 이 회사로부터 선박을 수주해 건조 중인 국내 주요 조선사들 입장에서는 일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MA CGM 대변인은 "기존에 발주한 선박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고, 몇몇 건에 대해서는 발주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해운전문조사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의 조선업체들이 앞으로 인도할 예정인 선박들 가운데 37척이 CMA CGM으로부터 수주한 것들이다. 현대중공업은 CMA CGM에 2010년까지 1만1356TEU급 9척을 인도할 예정이고,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각각 1만3300TEU급 8척을, 8465TEU급 5척씩을 수주해준 상태다. 한진중공업은 본사(부산)가 6500TEU급 3척, 필리핀 수빅 조선소가 1만2562TEU급 2척과 3600TEU급 10척을 각각 수주해뒀다.

한편 이날 CMA CGM의 모라토리엄 위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스피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오후 12시께 전날보다 0.27%오른 1694.68을 기록하던 중 CMA CGM의 모라토리엄 위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폭을 축소하기 시작, 오후 1시에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후 낙폭을 키우며 결국 전날보다 1.00% 하락한 1673.14로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877조원임을 고려할 때 약 9조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간 셈이다.

조선, 해운주들이 무더기로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현대중공업은 전날보다 9.55% 떨어진 18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9.47%, 6.23% 하락했고 한진중공업과 STX조선해양은 각각 10.90%, 7.91%씩 떨어졌다.

해운주들도 이번 CMA CGM 사태가 글로벌 해운업계 유동성 위기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급락을 면하지 못했다. 한진해운은 9.47% STX팬오션은 5.65% 각각 하락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MA CGM의 상황은 현재 컨테이너 해운시장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CMA CGM이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경우 조선, 해운 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CMA CGM 모라토리엄 사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신중하게 지켜보는 모습을 보였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프랑스 정부와 금융계가 CMA CGM과 같은 큰 회사에 대해 모라토리엄 선언까지 몰고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CMA CGM이 모라토리엄에 따라 발주취소와 선박인도 연기를 요구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CMA CGM이 우리에게 발주한 선박들은 이미 사용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더라도 발주취소가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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