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높인 삼성·하이닉스 '수확의 계절'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9.09.30 14:39

가격 상승으로 이익 급증세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수확의 계절을 맞이했다.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불황기에 점유율을 높인데 이어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이익이 급증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고 있어 이 같은 실적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30일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D램 점유율(확정치 기준)이 34.1%로 전분기 33.8%에서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로 역대 최고치다. 하이닉스도 전분기 21.2%에서 21.7%로 0.5%포인트 상승했다. 두 회사의 합계 점유율은 55.8%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D램 시장이 불황기로 접어든 2007년 이후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은 지난 2007년 1분기 25.7%에서 4분기 30.2%로 30%를 넘어선데 이어 올 들어 다시 4%포인트 가량 추가 상승했다. 하이닉스도 지난해 1분기 18.5%까지 떨어졌던 점유율이 3.2%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이 같은 점유율 확대는 기술력에 기반한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불황기에도 꾸준히 가동률을 유지한 덕분이다. 특히 대만 D램 업체들은 올들어 공장 가동률이 50% 밑으로 떨어지는 등 확연한 실력차를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기에 기술력과 원가경쟁력 등에서 실력 차이가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3분기부터 대만 등 해외 업체들도 가동률을 높여가고 있지만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진데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공정 업그레이드를 통해 생산량을 계속 늘려가고 있어 점유율 차이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점유율 확대는 반도체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연초 대비 100% 안팎으로 상승했다. D램 주력 제품인 1기가비트(Gb) 667메가헤르쯔(MHz) DDR2 가격은 연초 0.81달러에서 1.66달러로, 차세대 주력인 1Gb 1066MHz DDR3는 올해 최저 가격 0.88달러에서 1.72달러로 각각 2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주력 제품인 16Gb MLC 가격도 연초 2.31달러에서 4.60달러까지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1조원 안팎, 하이닉스도 2300억 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2400억 원의 4배 수준이고, 하이닉스는 전분기 적자에서 흑자 전환하는 것이다. D램 업계 4위인 미국의 마이크론은 29일(현지시간) 2009 회계연도 4분기(6월5일~9월3일) 4900만 달러 영업적자를 기록,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호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불황기를 거치면서 업계 3위 독일 키몬다가 파산하고, 대만 D램 업체들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는 등 업계 경쟁구도가 유리한 구도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둔 성수기가 맞물리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 DDR3 D램은 일부 공급 부족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당초 예상했던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다"며 "경쟁력 차이가 점유율 차이와 이익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