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사건' 범인 처벌강화..들끓는 여론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 2009.09.29 10:19
↑국회 국민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국민제안들. 현재 국회, 국가인권위, 여성부의 국민제안 게시판은 '나영이 사건'에 관한 글로 가득하다.

50대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9살 나영이(가명)의 사연이 재조명되며 아동성범죄자 처벌을 강화하라는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드높다.

국회 홈페이지의 정책제안 게시판에는 27일 이후 3일간 총 176건의 제안글이 올라왔다. 이 가운데 8건을 제외하면 모두 '나영이 사건'에 대한 글이다. 평소 많아야 4~5건 정도의 제안이 올라오던 것에 비하면 10배 이상 많은 수치일 뿐 아니라 단일 주제로는 최다 건수다.

여성부와 국가인권위원회 홈페이지도 마찬가지다. 이들 홈페이지의 국민제안 게시판에는 "나영이 사건을 보고 왔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글로 가득 찼다.

제안 내용은 '아동성범죄 처벌 강화'와 '피의자 신상공개'로 요약된다. 대부분 누리꾼들이 '나영이 사건'의 피의자가 심신미약 사유로 12년형을 받은 것을 지적하며 무기징역, 종신형 등 강화된 처벌을 요구했다.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피의자의 신원공개 요구를 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누리꾼 임모씨는 "나영이가 평생 가지고 살아야할 수치심과 죄악감은 고려하지 않은 채 범행당시 범인이 만취상태인 점만 고려해 12년 형에 그쳤다"며 "우리나라는 성범죄에 너무 관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누리꾼은 "미성년자 성폭력 범죄에 대해 '가중형규정 신설'과 '유기징역제한규정 폐지'를 요구한다"는 제안을 올리며 "제2, 제3의 나영이가 나오면 않도록 법이 개정되길 바란다"고 했다.


관련기관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포털사이트에서도 '나영이 사건'과 관련한 청원이 계속됐다. 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는 총 19건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의 내용도 '피의자 처벌 강화', '피의자 및 담당 판사 신원공개', '재수사 요청' 등 다양하다. 나영이를 위해 모금청원을 제안한 누리꾼도 있었다.

아이디 '99mil***'은 25일 "아동성폭행은 살인 행위"라며 피의자에게 법정최고형과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청원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언론에 보도된 '나영이 사건'의 전말과 함께 "우리 아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틀을 만들자"며 청원을 제기했다. 20만명 서명이 목표인 이 청원은 29일 현재 10만명에 가까운 누리꾼이 동참했다.
↑'나영이 사건'과 관련해 누리꾼들이 올린 다음 아고라의 청원

지난해 말 9살 나영이는 등굣길에 만취한 50대 남자에게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 나영이는 항문과 대장, 생식기의 80%가 영구적으로 소실돼 8시간의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이 불가능하다. 피의자는 재범임에도 불구하고 만취상태를 감안해 ‘심신미약’ 판정을 받고12년형에 처해졌다. 현재 피의자는 항소를 제기했다.

지난 22일 KBS 1TV ‘시사기획 쌈’과 ‘뉴스9’에서 성범죄자 전자발찌 제도 도입 1년을 맞아 '나영이 사건'을 보도했다.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를 개인블로그, 커뮤니티 게시판으로 옮기며 '나영이 사건'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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