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업종' 신용정보사 "일감이 없어요"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09.10.01 07:44

은행 연체율 관리위해 부실채권 '위탁' 대신 '매각'

부실채권에서 주된 수익을 올려온 신용정보회사들이 실적악화로 울상을 짓고 있다.

부실채권 관리는 대표적인 불황산업. 신용정보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경기회복 때문만은 아니다. 금융권이 연체율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을 잇따라 매각하면서 '일감'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30일 금융지주회사들에 따르면 올 2분기 계열 신용정보사들의 외형과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우리은행의 자회사 우리신용정보는 올 2분기 채권추심을 통한 매출이 79억5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했다. 또한 △KB신용정보 123억3200만원(-3%) △기은신용정보 27억8000만원(-16%) △SG신용정보 124억원(-9%) △진흥신용정보 35억9100만원(-22%) △솔로몬신용정보 99억2300만원(-11%) △세일신용정보 37억3100만원(-16%) 등 대부분 업체의 실적도 줄었다.

SG신용정보는 서울보증보험과 삼성카드가 공동주주며 진흥신용정보는 한국저축은행 계열회사다. 솔로몬신용정보 주주에는 국민은행 신한은행 한국씨티은행 등이 포함됐고 세일신용정보의 경우 삼성카드 산은캐피탈 한국캐피탈 등이 주주다.

이들 신용정보사는 신용조사, 민원대행 등도 맡고 있지만 주력사업인 부실채권 관리가 부진하면서 실적이 뒷걸음질하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와 한신평정보를 제외한 15개 신용정보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포인트 떨어졌다.

부실채권부문이 위축된 것은 무엇보다 은행이 위탁한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그동안 신용정보사들에 회수율이 높은 단기연체 채권과 악성 부실채권 관리를 맡겨왔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연체율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을 아예 매각하는 곳이 늘면서 신용정보사들의 일감이 줄었다.


더구나 은행들은 올 하반기 부실채권을 20조원가량 털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을 현재 1.5%에서 연말까지 1%로 낮추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시중은행들이 설립하는 민간배드뱅크도 신용정보사에는 복병이다. 배드뱅크에 넘겨진 부실채권이 해외투자자 등에게 매각되면 신용정보사들의 일감은 더 줄어들게 된다.

신용정보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부실채권(일감)이 줄어든 가운데 개인회생제도, 신용회복위원회 등도 영향을 미쳤다"며 "과도한 파산신청 등 채무자들의 도덕적해이가 확산되면서 채권회수율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지주 자회사인 신한신용정보는 올 상반기 채권관리부문 매출이 170억8300만원으로 전년보다 25%가량 늘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은행, 카드 등 신한지주 내 부실채권 위탁이 크게 늘고 외부에서도 상당액을 수주했다"며 "효율적인 채권추심과 인력관리로 영업이익률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단독] 4대 과기원 학생연구원·포닥 300여명 일자리 증발
  4. 4 중국 주긴 아깝다…"통일을 왜 해, 세금 더 내기 싫다"던 20대의 시선
  5. 5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쯔양 복귀…루머엔 법적대응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