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유럽 교두보 '체코공장'에 가다

노소비체(체코)=최인웅 기자 | 2009.09.28 07:54

[르포]2011년이후 연 30만대 생산...현대모비스 모듈공장과도 컨베이어로 연결

↑현대차 체코공장 전경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약 280km, 버스로 5시간을 달리다보면 슬로바키아 국경과 거의 맞닿아 있는 인구 32만 명의 오스트라바(Ostrava)시가 나온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이 지역 내 노소비체에 위치하고 있다.

체코 공장 정문에서부터 넓은 주차장과 함께 널찍하게 나있는 길들이 꽤 큰 공장임을 짐작케 했다. 부지 200만㎡, 건물 21만㎡의 규모(10억 유로 투자)로 건설된 체코공장은 지난 2007년 4월 정몽구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가졌다. 이후 19개월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했다.

공장안에 들어서자 바닥과 천장, 각종 기계들이 깔끔하게 정돈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종업원들의 옷차림도 예상과는 달리 깨끗해 보였으며, 자동화 기계가 많아서 그런지 종업원들의 수 또한 많아 보이지 않았다. 현재 체코공장이 생산하고 있는 차종은 준중형 세단인 'i30'와 왜건형 모델인 'i30cw'. 오는 11월부터는 기아의 소형다목적차량(MPV)인 '벤가'도 교차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 연말까지 'i30'를 포함한 3차종을 총 14만 대까지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후 내년엔 20만대, 2011년 이후부터는 연 30만대까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체코공장 조립라인

체코 공장 관계자는 "판넬 자동적재시스템을 갖춘 프레스공정과 300여대에 달하는 용접로봇이 차체 공장을 완전 자동화했다"며 "세계 어느 완성차공장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첨단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체코공장은 친환경 수용성 공법이 적용된 도장공정과 부품적기방식(JIT)을 채택한 의장공정 및 변속기공장 등 완성차 생산설비를 갖췄다.

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약 2000여 명. 대부분 현대차 울산공장에 파견돼 세부업무에 대한 교육을 받은 후 각 부서에 배치됐다. 금형 유지ㆍ보수를 담당하고 있는 루보미르 예드족씨는 "금형은 12톤에서 27톤까지 이르는 큰 금속덩어리이기 때문에 다룰 때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며 "부서에 배치되기 전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받은 100일 동안의 현장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체코 공장은 1.4km의 직선로, 선회시험로, 10종의 특수 모형로를 갖춘 총 길이 3.3km의 주행 시험로를 확보했으며, 크기가 큰 주요 모듈부품과 자동차시트의 경우 부품생산시설도 공장부지 내에 갖췄다.


현대차는 체코공장 내 물류구역을 부품과 완성차구역으로 분리하고, 각종 부품조달을 직서열 방식으로 생산공정에 직접 공급함으로써 시간과 비용 효율성을 높였다.
↑체코공장 내 현대모비스 모듈공장

특히 현대모비스는 완성차 생산라인과 모듈라인을 컨베이어로 연결해 운반할 수 있도록 한 '터널 컨베이어시스템'을 해외공장 중에선 체코공장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다른 일반 공장의 경우에는 이렇게 모인 제품들이 트럭을 통해 완성차공장으로 이송되지만 바로 100m 떨어진 현대차 공장과의 사이를 터널로 뚫고 컨베이어를 설치했다.

모비스 체코공장의 법인장인 이영진 이사는 "이 터널 컨베이어시스템 덕분에 운송시간을 40% 절감하고 물류비용도 연간 85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첨단 설비를 구축한 공장이어서 생산 노하우를 착실히 쌓아나갈 계획이며, 인근의 슬로바키아 모듈공장과의 정보교류 등을 통해 2개의 유럽 전략 생산 기지 간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듈공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천장에 설치된 레일. 이 레일은 각종 부품을 싣고 모듈조립을 하고 있는 작업자들에게 생산서열에 맞춰 필요부품을 공급하고 있었다.

현지 생산매니저인 얀 크랄(28)씨는 "트롤리 컨베이어시스템이라 불리는 것으로 작업자가 필요한 시간과 작업서열에 맞게 각 공정으로 부품을 자동 이송시켜주기 때문에 생산효율성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이종부품이 조립되는 등 불량이 발생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i30'는 체코공장에서 양산이 본격화됨에 따라 올 들어 8월까지 유럽전체시장에서 전년대비 27% 늘어난 5만8992대가 판매됐다. 체코공장은 내년 소형다목적(MPV) 신차인 'JC(프로젝트명)'를 추가로 양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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