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급물살'… 1150원까지 가나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9.09.26 13:38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심상찮다. 심리적 저항선이던 1200원도 생각보다 빨리 무너졌다. 그 여파도 가늠하기 쉽지 않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선 '예상 밖'의 하락장이 연출됐다. 전날밤 뉴욕증시가 하락하고 역외환율도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도 상승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

전날 종가보다 9.6원이나 내린 1186.1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9월26일 이후(1160.5원) 정확히 1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급락, 왜?= 멀게 느껴졌던 1200원이 힘없이 무너지면서 당황한 시장참가자들은 숏 포지션(공매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게 오히려 원/달러 환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역외 세력들이 1200원 근처에서 매물 내놓기를 미뤄왔지만 "더 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서둘러 파는 손절매성이다.

김두현 외환은행 선임딜러는 "지난 23일 1200원이 붕괴되면서 시장에서 추가하락할 수 있는 기대감이 형성됐다"며 "역외에서도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다시 숏포지션을 구축하는 흐름이 크다"고 말했다.

통상 손절성매물이 시장에 나올 때는 변동성이 커지기 마련. 심리적인 요인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환율은 오전중 1190원대 중반에서 횡보하는 장세를 보이다 오후 들어서만 10원 넘게 빠졌다. 증시도 내리고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이어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의외였다.

환율하락에는 아직까지 원화가 저평가돼 있다는 시장의 인식도 한몫했다. 국내 증시의 FTSE 선진지수 편입 같은 호재도 겹쳤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이번 위기극복 과정에서 한국 경제 성장을 더 긍정적으로 보게 됐고 국내기업사정의 호전도 시장에 좋게 작용했다"며 "자의적인 기준을 감안하더라도 여러 경로로 볼때 현재환율은 적정환율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여차하면 1150원까지= 분수령은 다음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수급 중심으로 변동폭이 적었던 환율이 아래 쪽으로 급물살을 탈지 아니면 다시 계단식 하락 추세로 돌아설 지가 관전 포인트다.

전문가들은 하락 흐름이 조금 더 갈 수 있다데 무게를 싣고 있다. 여차하면 115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선임딜러는 "1200원 붕괴의 여파는 조금 더 갈 수 있다"며 "1180원대 아래까지 내려가면 최대로 1150원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도 환율은 하락 추세다. 임지원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동안 원화는 절상할 것"이라며 "올해 4분기 중반(11월)까지는 이런 흐름이 집중되겠지만 내년 1분기쯤 이런 분위기가 멈출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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