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9년만에 우승, 기아차 '虎경영' 비결은

머니투데이 이진우 기자 | 2009.09.25 11:24

전폭적 투자·경영진 관심 원동력..'시장점유율·직원사기' 동반상승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우승으로 기아자동차의 야구 마케팅이 9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24일 히어로즈를 상대로 승리, 마지막 남은 한경기의 승패 여부와 상관없이 2009년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모기업인 기아차는 이로써 2001년 야구단 인수 후 9년 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기아차 관계자는 "9년간 꾸준한 투자를 통해 신인선수 발굴과 우수 선수를 영입하고 선수단 전체의 경기력 향상을 지원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매월 '타이거즈 데이'를 지정, 임직원들의 단체 응원을 지원함으로써 일터에서의 즐거움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KIA 타이거즈에 힘을 실어줬다. 기아차 경영진도 올 시즌 잠실 경기 대부분을 직접 관람하며 선수단을 격려해 왔다.

기아차는 KIA 타이거즈의 우승으로 시장점유율과 직원들의 사기가 동반 상승하는 '타이거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성적에 따라 선수단 유니폼과 홈구장 펜스의 기아차 광고 등도 중계와 스포츠뉴스 등을 통해 노출되는 빈도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하루 경기 중계만 봐도 '쏘렌토', '로체', '포르테', '쏘울' 등 기아차 이름이 수 백 번 등장한다"며, "고객들에게 차 이름을 알리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데 야구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올해 8월까지 기아차의 내수시장점유율은 30.5%로 25.4%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P 상승했다. 현 추세라면 1994년 이후 15년만에 연간 점유율 30%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직원들도 한껏 고무돼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6위에 머물렀던 KIA 타이거즈가 뜨거운 여름을 보내며 1위까지 도약하는 저력을 보이자 기아차 내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임직원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야구 마케팅을 통해 사회공헌과 브랜드 이미지 상승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누리고 있다.

2001년 기아차의 야구단 인수는 해태의 부도 후 공익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인수 후 광주 지역경제에도 큰 기여를 해 왔다.

특히 성적이 좋아진 올해는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20회의 매진을 기록하는 등 관중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주변 상가도 활기를 찾고 있다.

기아차는 타이거즈의 우승으로 최근 '쏘울'과 '포르테', '쏘렌토R' 등 신차의 인기와 지속적인 디자인경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온 브랜드 이미지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이거즈 야구의 열기가 젊고 역동적인 기아차의 브랜드 정체성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한국시리즈로 직행하는 KIA 타이거즈가 포스트 시즌에서도 우승할 경우 이를 기념해 대대적인 고객 사은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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