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올해 초에 있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한국야구대표는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연일 승승장구해 베이징 올림픽의 감동을 이었다. 결승에서 일본에 3대 5로 석패했지만 김인식 감독의 '아름다운 도전'이 회자되며 국내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그간 거대 그룹사가 독식해온 프로야구 스폰서를 CJ인터넷이 자처하고 나섰던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CJ인터넷은 프로야구협회와 올 초 35억원에 스폰서 계약을 체결해 화제가 됐다. 2011년까지 3년간 CJ인터넷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파트너로 함께 한다. 이전까지는 삼성전자가 PAVV 브랜드를 걸고 4년 동안 프로야구 스폰서로 활동했다.
뭐니 해도 야구게임 열기에 가장 큰 몫을 한 것은 프로야구 흥행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지난 1995년의 한시즌 역대 최다관중인 540만명을 뛰어넘어 60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구도(求都)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롯데 자이언트의 부활이 최다 관중 신기록의 신호탄이 됐다.
롯데는 6월 초까지 꼴찌를 달리다가 막판까지 삼성, 히어로즈와 힘겨운 4강전을 벌였다. '가을에도 야구하자'던 팬들의 희망은 아슬아슬한 순위싸움과 더불어 관중을 경기장에 불러들였다. 결국 9월22일 롯데는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4강을 확정지었다. 이 외에도 SK의 연승행진, 기아의 깜짝 선전 등 흥행소재로 가득한 시즌이었다.
프로야구가 흥행가도를 달리는 동안 야구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들의 입가에도 웃음꽃이 폈다. 야구게임이 예년에 비해 최고 5배의 수익을 올리며 효자 타이틀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는 페넌트 레이스에도 흥행열기를 기대하는 한편, 내년도 게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작을 준비 중이다.
◆온라인 야구게임, 야구 흥행에 함박꽃
올해 야구 흥행을 가장 반기는 업체는 CJ인터넷이다. CJ인터넷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기아 김상현 선수의 카드판매가 140% 오르는 등 프로야구 성적에 따라 게임 속 캐릭터의 인기가 좌우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슬러거'를 서비스하는 네오위즈는 야구 열풍의 실질적인 수혜자다. 진짜야구를 표방하고 있는 슬러거는 마구마구와 양강 구도를 이루며 야구게임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특히 슬러거는 한국야구위원회를 후원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마구마구의 인기를 능가하고 있어 '내실 있는 장사'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슬러거의 성공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 먹혔기 때문이다. 슬러거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을 후원했고, 프로야구 4개 구단(LG트윈스, 한화이글스, 삼성라이온즈, 롯데자이언트)과 마케팅 제휴협약을 체결하며 마케팅 차별화를 이끌어 냈다.
◆모바일게임업체도 야구 열풍
재미있는 점은 부산지역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것. 컴투스에 따르면 2008년부터 롯데자이언츠와 제휴관계를 유지하며 부산지역의 프로모션을 지속한 결과 타 지역에 비해 2배 가까운 매출증가 효과가 일어났다. 전체 매출 비중도 지난해 10%를 밑돌았으나 올해는 15%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 프로야구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200만건. 건당 3000원가량의 비용을 감안하면 약 60억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동통신사가 15%의 마진을 챙기지만 별도로 발생하는 부가 서비스 수입을 감안하면 대단한 금액이다.
프로야구 시리즈로 통산 1000만 다운로드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게임빌은 9월24일 통신 3사에 2010 프로야구를 출시하며 기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2010 프로야구는 볼륨이 2배나 커진 나만의 리그, 진행 속도가 빨라진 시즌모드, 육성 선수를 친구에게 선물할 수 있는 명예의 전당 등 새로운 기능들이 대폭 탑재됐다. 게임빌은 2010 프로야구 출시로 '엄지족들을 흥분시킬 것'을 자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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