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하이닉스 자체로만 보면 미국이나 유럽, 일본 D램 업체들이 그토록 탐내는 세계 D램 2위 기업이다. 지난 2001년 미국 마이크론과 독일 인피니언이 하이닉스를 싼 값에 인수하려고 내한했다가 가격협상만 하다가 떠난 적이 있다.
마이크론이나 인피니언이 당시 하이닉스를 인수했다면 지금의 상황은 맞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할 듯하다. 인피니언의 메모리 부분이 분사한 키몬다는 독일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고, 마이크론도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미 정부에 손을 벌리는 상황이다. 일본 엘피다는 이미 사실상 정부 지원을 받은 상태다.
반면 하이닉스는 자체적인 현금 창출 능력이 있는 기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권업계는 하이닉스의 분기당 총 영업비용이 1조8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는 분기당 감가상각비 6000억~7000억원이 포함된 것. 재투자가 없다고 할 경우 약 5조~6조원의 매출만 올리면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다. 연간 2조 5000억원 규모를 투자한다고 치더라도 약 7조 5000억원에서 8조원의 매출을 올리면 외부 자금 조달 없이도 운영이 가능한 구조다.
하이닉스는 2006년 7조 7000억, 2007년에 8조 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경기침체로 6조 8170억원의 매출에 그쳤지만 7조~8조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 1, 2분기가 어려웠지만 하반기와 내년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목되는 것은 하이닉스가 지난 불황기 동안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와 2분기에는 22%까지 올라왔다는 것과 반도체 시장이 불황기를 건너 회복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D램 가격은 최근 아시아현물시장에서 6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있다. DDR2 512Mb 667MHz 제품은 지난 16일 0.81달러에서 24일 현재 0.90달러로 11% 올랐고, DDR2 1Gb 800MHz는 같은 기간 12.9% 상승했다.
하이닉스는 향후 2~3년간은 경기 회복에 따라 투자 등에 큰 부담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보다는 그 이후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주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도 효성이 3년 후의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주인'이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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