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파장? '쓰나미'vs'찻잔속 태풍'

신혜선 기자, 송정렬 기자 | 2009.09.23 14:20

KT 전용요금제 3종 출시예정...국산 스마트폰 가격변화 예고

방송통신위원회가 23일 "KT와 같은 국내 위치정보사업 자격을 갖춘 통신사업자가 애플 아이폰의 위치정보 서비스를 대행해도 무방하다"는 결론을 내림에 따라 아이폰 국내 출시를 둘러싼 논란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사실상 애플 아이폰 국내 시판은 초읽기에 들어갔고, 아이폰으로 인해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미칠 후폭풍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아이폰 국내 시판...'떨떠름한 이통사' 왜?

애플과 협상이 마무리단계인 것으로 알려진 KT는 최저 4만원에서 최고 9만원대 수준으로 3가지 아이폰 전용요금제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추진중인 요금인하 정책과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구형(3G) 및 신형(3GS)폰을 포함해 20만대의 초도 물량이 10월 중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아이폰 우선 공급권을 갖게 된데 대해 당사자인 KT는 물론 이동통신 3사 모두 마냥 반기는 모습은 아니다.

우선 시장점유율 50%,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그간 이동전화 단말기 공급권에서 절대적으로 우위를 점했지만, 이번 아이폰 공급에서만큼은 KT에 밀리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당장 SK텔레콤LG텔레콤은 KT로 고객 이탈을 대비해야 한다. 이통3사중 SK텔레콤은 유일하게 스마트폰 사용자 30만명, 무선데이터 전용요금 기준 32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아이폰을 출시로 이탈할 고객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일 수밖에 없다.

LG텔레콤 역시 '오즈'로 쌓아온 80만명의 무선데이터 이용 고객이 타깃이 될 수 있다.

물론 시장에서 아이폰 수요 예측은 30만에서 200만까지 격차가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로 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킬지 지금으로선 속단할 수 없다.

아이폰 공급권을 거머쥔 KT도 복잡한 심경은 마찬가지다. 당장은 시장을 리드할 수 있지만, 경쟁사의 아이폰 제품 출시 격차가 크지 않을 경우나 삼성과 여타 다른 외산폰이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칠 경우 아이폰 예비수요의 이동도 예상된다.

이 경우 KT로서는 근 2년간 아이폰 출시에 진을 뺐지만 결과는 '제로섬' 게임으로 그칠 수 있다. 특히 KT는 아이폰에 장착된 와이파이 기능 때문에 현재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 기반의 각종 서비스 정책을 재검토할 처지다.


근본적으로는 이통사 모두 무선인터넷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아이폰 이용자가 어느 정도까지 늘 것이냐의 문제는 남아있지만, 이동통신 사업자별 고유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공돼온 무선인터넷 전략은 장기적으로도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

◇ 삼성 고가폰 전략...옴니아 직격탄 맞나?

아이폰의 국내 시판은 프리미엄제품의 가격인하 등 국내 휴대폰 시장에도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국내 제조사들은 그동안 고수했던 고가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내수시장 전략을 수정해야할 상황이다.

국내 휴대폰 시장 규모는 연간 2300만~2400만대 수준으로 규모는 작지만, 고가폰 중심이어서 국내 제조사엔 알토란 시장이었다. 업계에서는 연간 50만대 수준에도 못미치는 스마트폰시장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아이폰이 비록 제품 경쟁력, 이통사의 보조금 지원 등으로 판매 돌풍을 일으키더라도 시장잠식은 한정적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작 국내 제조사 입장에서 최대의 골칫거리는 아이폰의 가격정책이다. 신형 아이폰 3GS가 이통사 보조금을 통해 24만원대 가격에 판매될 경우 국내 제조사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인하에 나서야하기 때문.

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이 시판되면,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가격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전반적인 휴대폰 가격구조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제조사들은 아이폰의 대항마로 새로운 스마트폰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정면대결에도 나선다.

삼성전자는 협소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16만대의 판매고를 올린 '옴니아'와 보는 휴대폰시대를 주도하는 기술트렌드인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접목한 '옴니아2' 등 2종의 새로운 스마트폰을 10월중 시판한다. LG전자도 11월중 윈도모바일 6.5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이폰의 도입은 기존 이통사 주도의 국내 휴대폰 유통구조에도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당장 국내 이통사들이 애플의 가격정책에 따라 아이폰에 대당 70만원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판매에 나설 경우 제조사들이 역차별을 주장하면 반발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이통사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던 국내 제조사 입장에서 애플에 대한 일방적 지원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며 "기존 이통사와 국내 제조사간 관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도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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