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00원대 진입… 수출·개입 전망은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9.09.23 10:14

"점진적 하락 예상… 수출 우려는 일러"

원/달러 환율이 1년여 만에 1100원대로 진입했다. 앞으로 환율은 계속 내리되 완만한 흐름을 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현재 전날보다 7.5원 급락한 1196.3원을 기록하고 있다. 환율이 110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10월1일 1187원(종가기준) 이후 11개월만이다.

◇계단식 하락= 환율은 이달 들어 꾸준한 하락세를 탔다. 오른 건 딱 3일 뿐이고 오름폭도 5원 안팎으로 크지 않았다. 환율이 내리는 쪽으로 확실히 방향을 잡으면서 시장에선 1200원 하향돌파가 시간문제라는 인식은 이미 존재했다.

다만 하락하는 모양은 '계단식 하락' 즉 일정 수준을 꽤 유지한 후 한 단계 내려가는 방식이다. 1200원 아래로 내려가서도 이런 경향은 지속될 거란 전망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달러약세, 증시강세 속에서 환율은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4분기 들어 미연준의 모기지증권 매입프로그램 연장 여부, 가을마다 증가하는 원유수요 등에 따라 경기변동성이 커지면 하락속도는 조절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 타격? 아직은…= 환율등락이 가진 양면성 중 가장 문제되는 건 수출이다. 환율이 내리면 환율효과를 봤던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한다. 낙폭이 크면 수출중심의 한국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도 있다. 최근 환율하락 조짐이 가시화하자 외환당국이 꾸준히 속도조절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수출피해를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롤러코스터 환율장세의 기폭제가 됐던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당시 환율은 1109.1원(지난해 9월12일)으로 현재보다 100원 정도 낮은 수준이다.


최호 산업은행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환율은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전보다는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수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며 "다른 통화들도 달러대비 강세를 띠는 글로벌 트렌드를 막아서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엔고현상으로 국내 수출업체들의 타격을 다소 상쇄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민 깊어지는 당국= 시장에선 1200원이 깨지는 데까지 꽤나 시간이 걸린 건 당국의 개입 때문이라는 추측이 대부분이다. 한 시장관계자는 환율전망을 묻는 질문에 "정부에 물어봐야 하지 않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현장에 있는 딜러들은 1200원이 깨지기 전 아주 두꺼운 비드물량(달러매수)이 1200원을 떠받치고 있다고 했다. 1200원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당국이 속도조절용 물량을 밑에 깔아놓아서다.

그러나 대외환경과 추세를 거스를 순 없다.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환율조작이라는 오명을 쓰기 십상. 결국 100% 정답이 없는 개입폭과 시기 결정은 온전히 당국의 몫이 됐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최근 당국에선 시장에 풀려있던 외화유동성을 흡수할 요인이 없는데도 많이 회수했다"며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섰다간 대외적으로 비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개입보다는 속도조절 수준의 개입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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