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일본계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생산업체 아반스트레이트는 지난 6월 경기 평택에 위치한 생산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3억달러의 투자를 신고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LCD 부문에 유리기판을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LCD TV가 올 상반기 전세계 업계 최초로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하는 등 판매 호조를 보여 기판 수요도 늘자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것.
#3. 아사히글라스는 주로 LG디스플레이에 LCD 패널용 유리 기판을 납품한다. 이 회사 역시 올들어 LG디스플레이의 LCD패널 판매가 늘어나자 충북 청원에 위치한 LCD 생산공장 증설을 위해 1억3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현대차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자 일본 부품·소재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원화 대비 엔화 가치도 지난해 대비 13% 이상 상승해 투자 여건을 개선시켰다.
2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일본 기업의 한국 투자는 1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증가했다. 특히 전체 투자 금액 가운데 부품·소재분야 투자는 10억6000만달러로 59%를 차지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올해 일본 투자 유치 실적을 보면 우량 부품소재 기업들이 사업장이나 공장을 증설하는 내용이 주류"라며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엔화 가치 상승까지 겹쳐 투자 적기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일 무역역조 개선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부품·소재전용공단에도 일본기업의 입주 의향서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경북 구미와 포항, 전북 익산,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등에 추진 중인 부품·소재 전용공단에는 외국 기업들이 총 6억∼7억달러 규모의 투자 의향을 보였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일본 기업의 자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부품소재공단에 입주하는 기업들은 한국 내수 시장뿐 아니라 세계 시장을 겨냥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경기 상황을 봐 가며 투자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한국내 부품 소재 기업에 투자할 한·일 부품소재 공동 펀드 조성을 성사시키기 위해 일본 측 파트너 모색에 나섰다.
올해 초 지경부는 일본 금융회사 CSK벤처캐피탈과 1억달러 규모의 부품·소재 공동펀드를 조성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최근 CSK캐피탈이 모회사인 CSK홀딩스의 대외 투자 동결 방침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무산됐다. CSK그룹은 부동산 분야에 주로 투자했는데, 올해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큰 손실을 봤다. 이와 관련해 히로마치 타바타 CSK벤처캐피탈 대표가 최근 한국정부를 찾아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부품소재 공동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또다른 일본 벤처캐피탈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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