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을 석유로" 新산유국을 꿈꾼다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9.09.24 08:02

10년후를 준비하는 사람들-②SK에너지 기술원 청정 석탄에너지 개발팀

2019년 10월9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 운집해있던 사람들의 눈길이 갑자기 길 건너 전광판에 쏠렸다. '기술로 이룬 산유국 쾌거'라는 헤드라인 뉴스가 지나가자 곧 SK에너지가 중국 산시성 인근 석탄 광산 밀집 지역에 세운 공장의 준공식 장면이 잡혔다.

이 공장에선 석탄을 액화해 만든 석유를 연간 600만 배럴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600만 배럴'은 쏘나타(70ℓ 기준) 1500만 대, 그러니까 우리나라 승용차의 연료탱크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다. SK에너지는 중국 뿐 만아니라 인도나 동남아시아 등에도 석탄액화 공장을 세워 '신(新)개념 산유국'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시 유성구 원촌동에 있는 'SK에너지 기술원'에서 미래에너지를 연구 중인 김규태 팀장이 꿈꾸는 10년 후 뉴스다. '청정 석탄에너지(그린콜)' 개발팀을 담당하고 있는 김 팀장은 원유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 1순위로 '석탄'을 꼽는다.

그는 "풍력이나 태양열, 조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인프라 구축에 드는 시간이나 비용 등을 고려하면 너무 먼 에너지원"이라며 "앞으로 원유를 대체할 가장 유망한 에너지원은 '석탄'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석유 및 천연가스와 비교해 3배나 많은 풍부한 매장량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석유와 가스의 경우 각각 40년, 60년이 지나면 고갈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석탄은 앞으로 110년이나 더 쓸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석탄은 또 가격이 싸다. 석유와 가스는 전기 1kWh를 생산하는데 각각 76원, 66원이 드는데 반해 석탄은 21원이면 충분하다.

다만 석탄은 '오염물질 배출'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석유나 가스에 비해 훨씬 많다.

SK에너지가 주목한 것은 이 대목. 석탄을 활용하되 '청정 석탄에너지' 만들자는 것이다.


현재 SK에너지가 개발 중인 청정 석탄에너지 기술은 석탄에서 석유와 가스, 화학제품을 추출해 내는 고급 기술로, 저급 석탄의 고급화 및 가스화가 기술 개발의 핵심이다.

특히 기존에 나와 있는 기술과 비교해 이산화탄소와 공해물질의 배출을 혁신적으로 낮추는 것으로 △저급 석탄에서 수분과 불순물을 제거해 고급탄으로 바꾼 뒤 이를 가스화하는 전단 공정 △이를 통해 생산된 합성가스를 합성석유와 합성천연가스(SNG), 화학제품 등 다양한 에너지와 자원으로 전환하는 후단 공정으로 나뉜다.

SK에너지는 우선 2010년 말까지 기술원에 석탄 가스화 장비 및 실험 연구 설비를 갖추기로 했다. 기술 개발에 성공할 경우 2013년까지 울산 콤플렉스에 석탄에서 추출한 합성가스를 이용, 메탄올 등 화학제품을 연간 20만톤 규모로 생산하는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여기에 2014년부터 2018년까지 1조8000억원을 투자, 해외 저급탄 광산부근에 석탄을 액화해 석유로 만드는 공장도 준공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SK에너지는 기술원 산하에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포스코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고등기술연구원 등과 '청정 석탄에너지 공동 개발을 위한 협력체제'도 구축했다.

김 팀장은 "비교적 쉽게 확보가 가능한 저급 석탄은 고급탄에 비해 발열량이 낮고 이물질이 많아 바로 사용하기 어렵지만, 이를 활용해 석유와 화학제품, 전기 등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전환할 경우 에너지 자급률 향상과 에너지 안보 강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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