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체들 브라질 현지 진출 줄이어

머니투데이 장웅조 기자 | 2009.09.21 15:40

점점 강화되는 '자국건조주의'…현지업체와 손잡고 극복 노린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브라질 현지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브라질 철광회사 EBX와 새 조선소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브라질 남부의 산타 카타리나 주에 건설될 것으로 알려진 이 조선소에서는 브라질 최대 석유기업인 OGX가 사용할 석유 탐사선을 주로 건조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브라질 조선소 아틀란티코에 22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10%를 인수한 바 있다. 조선소 건설에 기술지원을 하고 받은 로열티를 재투자한 것이다. 지난 12일 열렸던 이 조선소의 탑재식에는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참석해 삼성중공업에게 '투자에 감사한다'는 말을 전했다.

STX조선해양도 브라질 현지 조선소를 STX유럽을 통해 운영해왔으며, 대우조선해양도 현지 조선소 한 곳의 지분 20% 인수를 검토 중이다.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은 지난 7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페트로브라스 프로젝트의 성공여부는 브라질 현지 건조장 확보에 달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 주요업체 모두가 일제히 브라질 현지 진출에 열을 올리는 것은 그렇지 않고서는 이 나라에서 일감을 얻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그간 자국이 발주하는 신조선 프로젝트에 대해 '자국내 건조' 요건을 유지해 온 데 이어, 최근에는 현지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업체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식을 강화했다.


게다가 브라질 정부의 '자국건조주의'가 시간이 지날수록 강화되고 있다는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 12일 탑재식에서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은 조선 산업의 발전을 위해 국가적인 노력을 쏟고 있다"며 "앞으로 발레가 진행하는 신조선 프로젝트는 브라질 조선소에서 추진돼야 하며 중국 등에 선박을 발주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철광석업체 발레는 지난 8월 성동조선해양에 벌크선 4척을 발주하는 등, 최근 얼어붙은 조선시장에서 그나마 외국업체에게 수주의 '젖줄'이 되는 업체였는데 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시장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기에, 조선업체들의 현지진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급감한 조선 발주가 당분간 호황기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 때문에 해양플랜트 부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 부문의 주요 발주처인 석유산업에서 브라질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정부 산하 석유관리국(ANP)에 따르면, 브라질의 석유매장량은 심해유전 개발로 인해 2007년 말 기준 126억 배럴에서 최소한 500억 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조만간 세계 매장량 순위 10위내 진입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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