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의 든든한 대주주, 현대차와 GE

더벨 이도현 기자 | 2009.09.21 10:01

[여전사리포트]②Captive시장·선진금융기법 제공...무디스 '부정적' 전망

이 기사는 09월11일(15:1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이 AA(긍정적)이라는 업계 내 최고 신용등급을 갖게 된 데에는 현대자동차와 GE캐피탈이라는 양대 주주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내수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1대 주주 현대자동차는 Captive(전속) 시장을 제공해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보장하고 있다. 2대 주주인 GE캐피탈의 경영참여는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 개선, 글로벌 금융서비스와 리스크 관리 경험을 제공해 전반적인 경쟁력을 강화시켰다는 평가다.

다만 밖에서 현대캐피탈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큰 변화가 없다. 무디스는 현대캐피탈에 대해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놓고 있다. 회사가 발행한 원화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등급은 한 단계 떨어뜨리기까지 했다.

◇ 현대차, 안정적인 사업기반 보장

현대캐피탈의 1대 주주는56.5%의 지분 보유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차다. 1993년 12월 현대오토파이낸스로 설립돼 95년 4월 현대할부금융을 거쳐 99년 1월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2000년 8월 현대그룹에서 현대자동차그룹으로 계열 변경됐다.



경영진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사장을 중심으로 현대차그룹과 GE 출신 임원들로 구성돼 있다. 정태영 사장은 현대카드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한신정평가는 "오너의 친족을 중심으로 금융사업부문을 강화하려는 현대차그룹의 경영계획이 구체화된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현대캐피탈의 주 수익원은 전체 관리금융자산(2009년 6월말 기준 15조4000억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 할부금융이다. 신차 내수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와의 연계영업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2002년까지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할부판매물량 중 70% 내외를 현대캐피탈이 소화했다. 이후 조달금리 상승 영향으로 경쟁업체인 삼성카드와 LG카드가 신차할부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하면서 현재는 현대캐피탈이 거의 전량을 소화하고 있다.

그 결과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 자동차 할부금융의 실질적인 단일창구가 됐다. 국내 신차판매 중 약 20~30%에 달하는 할부금융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경쟁업체에 비해 우월한 위치에서 영업을 펼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현대·기아차의 판매호조 영향으로 상반기에 2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성장했다"며 "하반기에는 현대차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GE캐피탈, 리스크 관리에 유동성확보 지원


2대 주주인 GE캐피탈의 경영참여로 현대캐피탈의 이사회는 현대자동차그룹 측 4명, GE 측 3명 등 총 7명으로 재편됐다. GE캐피탈에서는 개인대출·신용·파이낸싱 부문 등의 임원을 맡고 있고 실무인력 20여명을 배치했다.



GE캐피탈을 벤치마킹한 위험관리시스템은 국내 금융기관 중 최고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Contingency plan'이라는 비상자금조달 계획을 가동해 자금시장이 완전히 멈춘 상황에서도 12개월 이상 생존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ALM(자산부채 만기관리)을 통해 장기 차입금 비중을 60% 이상으로 삼아 리파이낸싱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더불어 CP와 ABS의 비중을 각각 10%, 20%를 넘지 않게 조절하고 있다.

2008년 12월말 현대캐피탈의 차입금의존도는 83%로 전년말과 비슷하다. 하지만 단기조달비중과 유동화조달비중이 각각 18%→11%, 18%→10%로 감소한 반면 외화조달비중은 14%에서 38%로 크게 상승하는 등 자금조달 구조가 달라졌다.

GE '효과'는 유동성에서도 드러난다. 2009년 6월말 기준 현대캐피탈의 현금보유액은 4913억원. 또 GE캐피탈(10억달러), 국내 시중은행(약 3589억원의 당좌한도), 해외금융기관(약 3000억원)으로부터 크레딧 라인을 확보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국내 금융기관 중 최대규모인 1조5800억원의 신용한도를 확보하고 있어 자본시장의 변동성 관련 위험을 최소화했다"며 "리스크관리와 재무·영업적 측면에서 GE캐피탈의 지원으로 한 단계 Level-Up 됐다"고 자평했다.

◇ 무디스의 꿈쩍 않는 '부정적' 시각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4월22일 현대캐피탈의 외화표시선순위채권에 대해 'Baa2' 등급을 유지시키면서'부정적'인 등급전망을 부여했다. 현대차의 등급하향 가능성으로 현대캐피탈에 대한 지원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9일에는 외표채에 대한 정기평가가 있었지만 '부정적'이라는 등급전망은 변함이 없었다.

지난 7일에는 현대캐피탈이 발행한 원화 ABS의 등급을 'Aa1'으로 떨어뜨리기도 했다. 원화채권 신용등급 한도가 'Aaa'에서 'Aa1'으로 하향조정된 것이 작용했다. 무디스는 "자국통화표시 채권의 등급 한도는 국가 차원의 위험을 반영한다"며 "국내에서 발행되는 자국통화표시 구조화채권의 신용등급을 산정할 때 고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조치가 국내 시장에 미칠 파장은 없지만 해외에서의 펀딩에는 다소 부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회사에 대한 자체 평가가 아닌 국가 상황이 반영됐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도 "다만 해외에서 자금조달 시 등급하향으로 인한 조달비용 및 투자자 모집 등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GE캐피탈의 재무지원 가능성을 반영했기 때문에 업계 내 최고등급을 부여하고 있지만 무디스는 이를 배제하고 있다"며 "현대차 등급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없다면 현대캐피탈에 대한 시각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중국 주긴 아깝다…"통일을 왜 해, 세금 더 내기 싫다"던 20대의 시선
  4. 4 [단독] 4대 과기원 학생연구원·포닥 300여명 일자리 증발
  5. 5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쯔양 복귀…루머엔 법적대응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