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마사회의 각오, '승마의 대중화'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9.09.22 14:01

[머니위크]한국마사회 60년


한국마사회가 오는 9월29일 환갑을 맞는다. 김광원 한국마사회 회장은 "말 산업 육성을 위해 말 생산ㆍ유통, 승마장 등 말 관련 인프라를 갖춰 2012년까지 승마 인구를 5만명까지 늘리겠다”고 환갑의 포부를 밝혔다. 승마 대중화가 환갑의 각오인 셈이다.

현재 한해 동안 국내 경마시장에서 오가는 돈은 7조원가량. 그런데 승마시장 규모는 800억원에 불과하다. 경마장을 찾는 이용객도 2140만명이지만 승마 인구는 2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말시장의 99%가 경마에 집중돼 있는 셈이다.

마사회는 내년 매출의 1%인 약 700억원을 승마 육성에 쏟을 계획이다. 레저스포츠로 성장하지 않는 이상 말 산업 육성은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승마는 유관산업 발전이 큰 분야다. 말 생산에서부터 육성, 유통, 장구산업 등 동반 활성화 분야가 많다. 게다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는 농촌경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60살 마사회의 돌파구는 승마다.

◆승마가 농촌을 살린다.

마사회는 지난 3월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업대학과 함께 승마활성화 공동협약을 맺었다. 마사회가 승마발전사업을 주도하고 농어촌공사가 승마 인프라 구축을, 한국농업대학이 승마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승마구농(乘馬求農)의 정신으로 3개 공공기관이 도원결의했다’고 호평한 바 있다.

마사회 자체적인 승마 활성화 방안도 진행 중이다. ‘전 국민 말타기 운동’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1월부터 마사회는 국민생활체육전국승마연합회와 연계해 일반인이 무료로 승마를 배울 수 있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의 민간 승마장 41개소에서 진행되며 연합회 홈페이지(www.horse7330.or.kr)에서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2회 시범사업에서는 1489명이 무료 승마 강습을 받았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평균 경쟁률은 2.1대 1 수준. 전국승마연합회는 11월경 본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말 산업 육성법으로 파이 키운다

마사회가 말 산업을 키우기 위한 또 하나의 카드는 말 산업 육성법 추진이다. 말 산업 육성법은 마사회와 농식품부가 ▲승마활성화 ▲말고기 소비 확대로 말 생산 및 유통기반 확보 ▲국내산 경주마 개량 등 말 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각종 규제 철폐와 정부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법안이다.

말 산업 육성법 추진에 누구보다 선두에서 뛰고 있는 사람이 김광원 회장이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 회장은 ‘그린벨트 내 소규모 승마장 건립을 허용하는 등 규제를 풀어주면 내수 경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마사회는 농식품부와 함께 지난 7월 국회토론회를 거쳤고 올해 안에 공포하는 것을 목표로 법안상정을 추진 중이다.

◆김광원 회장 ‘바쁘다 바빠’

취임 1주년을 맞은 김광원 회장은 요즘 정신이 없다. 60주년 기념행사 준비에다 자신이 취임식에서 ‘말 산업 발전을 위해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겠다’고 밝힌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견마지로는 '개나 말 정도의 하찮은 힘'을 뜻하는 말이지만 김 회장에게 이 고사성어는 말 산업 육성을 위해 견공같이 힘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회장이 마사회에 오면서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한 것은 ‘깨기’다. 김 회장은 취임 때 낡은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접시를 깨자’는 비유를 들어 사업구조를 변화와 개혁 이미지를 강조했다. 최근에는 마사회가 말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마사회=경마’라는 등식도 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신없이 바쁜데다 말 관련 공기업인 김 회장이라 ‘타기’에 능숙할 법 하지만 그의 취미는 ‘걷기’다. 우리나라 나이로 일흔이지만 머리가 새카맣고 허리가 꼿꼿한 비결이기도 하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빼먹지 않고 저녁 한시간 정도 산책을 한다. 걷는 동안 생각도 정리되고 아이디어도 잘 떠오른다는 것이 김 회장의 이야기다.

임기의 3분의 1 지점에 와 있는 김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한가지 목표가 있다. 퇴임 후에도 회사가 계속 발전할 수 있는 건설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다. 결코 단기적인 업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가 승마를 비롯한 말 산업 육성으로 마사회의 성장을 이룩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마사회 창립 역사

마사회의 시조 격인 조선경마구락부가 생긴 것은 1922년. 우리나라 최초 경마시행법인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방에도 경마구락부가 생겼다가 1942년 통합을 단행하며 조선마사회가 탄생했다.

초창기 경마기수 대부분이 일본인이었지 한국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자근봉(후에 김승배로 개명)은 국내에서 활동하다가 일본의 제2회 천황배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는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해방 이후 나명균(초대 회장) 등 한국인 승마애호가들이 조선마사회를 인수하고 1949년 9월29일 한국마사회로 개명했다. 이날이 한국마사회의 창립기념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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