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은 '아리수'만 마셔라?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 2009.09.17 18:41

수돗물 100% 마시는 아파트 단지 인센티브 추진 논란

"서울시민은 수돗물만 마셔라?"

서울시가 서울 수돗물인 '아리수'만을 마시는 아파트 단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정수기물이나 생수 등을 일체 마시지 않고 수돗물만 마시면 혜택을 준다는 것으로, 실효성 논란과 함께 추진 과정에서의 잡음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17일 전체 가구가 참여하는 아파트의 수돗물 수질을 100%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100% 수돗물만 마시는 아리수 아파트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시는 이번 사업에 동참하는 단지에는 △수질정보 제공 기계 엘리베이터 등에 설치 △아파트 내 수도배관 점검 △낡은 상수도관 개량비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계획에는 단지 내에 '아리수 샘터'를 만드는 방안도 포함됐다.

시는 또 개별적으로 설치돼 있는 중앙정수처리장치에 대해선 건축협의 때 설치를 자제하도록 행정 지도키로 했다. 건축 관련 법규에도 '중앙정수처리장치의 설치를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해 줄 것을 중앙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상당수 가구가 정수기나 생수기 등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참여할 단지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는 아파트 부녀회 등과 협의해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참여가 확정된 단지의 경우 공무원이 집집마다 방문, 정수기나 생수기를 없애달라는 '자진 철거'를 유도할 계획이다. 결국 관련 지원비를 주는 대신 생수나 정수기물은 마시지 말라는 것이다.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 대부분에 설치되는 중앙정수처리장치를 아예 만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발상도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관리가 위생적이지 못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중앙정수처리장치는 배관을 타고 온 수돗물을 단지 내 저수조로 들어가기 전에 다시 한번 정수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보다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대다수의 신규 아파트에 설치되는 정수처리장치를 굳이 법령까지 개정해가면서 못 하도록 막겠다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시민 백승관씨(40)는 "수돗물이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바로 마시기는 부담스럽다"며 "부녀회 등에서 참여를 결정하더라도 반대하는 가구가 상당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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