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환율, 신종플루보다 세네!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09.09.17 11:44

항공·여행·철강·음식료 환율하락에 쾌재..수출주는 부담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자 여의도 증시에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환율 하락추세가 가장 반가운 업종은 단연 신종플루 악재로 고전했던 항공·여행주. 항공주의 경우 환율이 하락하면 항공유 도입 단가가 떨어지고 외국서 빌린 항공기에 대한 이자비용이 줄어든다.

17일 오전 대한항공은 장중 4만97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창구에서 매수세가 몰리며 3일 연속 상승세다. 지난 7월27일 10%선에 그쳤던 대한항공의 외인 비중은 두달도 안돼 21%로 껑충 뛰었다.

대한항공은 53억달러의 달러부채를 가지고 있어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10원 상승하면 영업이익은 64억원, 세전 순이익은 596억원 늘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여행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되면서 여행주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는 5%대 강세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고환율과 신종플루로 억눌렸던 여행수요가 11월 신종백신 공급을 계기로 폭증할 가능성이 있다"며 "연말과 내년 연초가 계절적 여행 성수기인데다 장기적으로 여행 수요를 자극하는 환율 하향 안정세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여행주 가운데 업계 1위인 하나투어를 선호하지만, 낮은 밸류에이션 덕에 탄력적 주가 상승은 모두투어가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품수출 보다 철광석, 석탄, 고철 등 원재료 수입이 많은 철강주들도 환율 하락이 반갑다. 지난달 조정을 받았던 중국 철강가격이 이달 들어 약보합으로 안정됐다는 점도 철강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현대제철과 현대제철1우B는 장중 각각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김종재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철강업체들이 올해 들어 수출비중이 높아지고 원료가격은 하락해 달러 부족이 다소 시정되긴 했지만 기본적 틀은 변화가 없다"며 "환율 하락시 영업실적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종목별 수혜 정도는 동국제강, 포스코, 현대제철 순으로 제시했다.

CJ제일제당, 롯데제과, 롯데삼강, 삼양사 등 원재료 수입 비중이 큰 음식료주들도 환율 하락시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이날 5.95% 급등한 19만6000원에 거래되며 11개월만에 20만원을 넘보고 있다. 지주사인 CJ도 3.86% 상승세다.

이경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곡물가격이 작년말 급격히 하락한 후 보합세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환율하락은 추가적 원가 절감 효과를 발생시킨다"며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하락한 환율 덕에 내년 상반기까지 음식료주들의 실적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원/달러 하락은 대표적 수출주인 전기전자나 자동차업종에는 부담이다.

다만 대규모 외화부채가 있는 곳은 외화환산손실 및 파생상품손실을 줄일 수 있는 기회다. 하이닉스는 대표적 수출기업이지만 환율 하락시 영업이익 감소폭 보다 순이익 증가폭이 더 크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2. 2 "술집 갔지만 술 안 마셨다"는 김호중… 김상혁·권상우·지나 '재조명'
  3. 3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4. 4 "한국에선 스킨 다음에 이거 바른대"…아마존서 불티난 '한국 세럼'
  5. 5 '말 많고 탈 많은' 김호중의 수상한 처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