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망'뚝', 평균1150원…"개입 시기상조"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9.09.16 15:50

일부 해외금융사선 1050원선 전망도… 엔고, 수출시장서 상쇄효과

원화값이 상승하면서 각 연구기관의 연말 환율전망치가 하향조정되는 분위기다. 16일 원/달러 환율은 1211.3원으로 마감해 연저점을 경신했다.

한 민간연구소는 연말 원/달러 환율을 1180원으로 예상했다가 최근 1150원으로 내려잡았다. 글로벌달러 약세가 현저한데다 증시가 꾸준히 오르는 등 환율하락 압력이 거세지면서다.

◇평균 1150원…1100원 밑돌기도= 삼성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 다수의 민간연구기관에 따르면 올해 연말 원달러 환율은 1150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보수적인 관점에선 1200원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이제 '2'라는 숫자는 쏙 들어갔다. 환율이 최근 점진적으로 내리며 연저점까지 깨졌기 때문이다. BoA메릴린치 등 일부 해외금융사에선 1100원 밑인 1050원까지 내릴 수 있다고 점쳤다.

◇계단식하락…개입변수?= 환율이 하락기조에 접어들었다는 데 이견은 없다. 하락속도는 더뎌질 거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현재 하락세는 심리보단 수급과 환경 탓이라 점진적인 내림세를 보일 거라는 분석에서다.

김두현 외환은행 선임딜러는 "여건만 봐서는 환율이 좀더 빠져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수출입관련 수급에선 생각만큼 절대적인 공급 우위가 형성되지 않고 역외권이 이미 숏포지션을 구축해놨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에 20~30원씩 빠지는 게 아니라 계단식 하락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식이라면 연말에는 1150~1180원 정도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변수는 당국 개입이다. 환율이 올들어 처음 1210원대로 내려선 지난달초 시장참가자들은 대부분 추가하락을 얘기했다.


하지만 그뿐, 다시 1240원대로 올라 얼마간을 머물렀다. 당시 개입이 있다는 추측이 공공연하게 나왔고 시장에선 경계감이 커져갔다. 환율은 서서히 내렸지만 특정 레벨에서 막힐 때마다 참가자들은 개입을 얘기했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도 "환율은 기초여건과 수급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환율이 빠른속도로 변하면 미세조정(Smoothing Operation)을 취한다"고 말해 외환시장 동향을 주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에선 아직은 당국이 팔을 걷어붙일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수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당국까지 적극 나설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지난해 동기보단 떨어져 있지만 바닥이었던 연초에 비해선 많이 회복된 게 사실"이라며 "당국에서도 고비용으로 달러를 흡수해 환율을 높게 유지하는 게 올바른 정책인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장참가자도 "(금융위기가 터졌던) 작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이젠 다급한 쪽이 시장이고 여유로운 쪽이 당국이 됐다"며 개입 속도조절론을 부각했다.

◇엔고, 상쇄효과= 최근 엔고(円高)현상이 수출을 증진해 상쇄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은 90엔 붕괴를 눈앞에 뒀다. 수출 측면만 보면 우리에겐 유리하다.

원/달러로 떨어진 수출위상이 엔고가 상쇄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실장은 "과거 추이를 보면 국내수출은 원/달러 환율보다는 원엔 환율에 영향을 더 받는데 이는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이라며 "원/달러가 하락하더라도 엔이 강세라면 상쇄효과로 국내 타격이 적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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