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 울고웃는 환헤지형·환노출형 펀드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09.09.16 15:23

환율 하락에 환헤지형>환노출형 수익률 역전

'롤러코스터 환율'로 환헤지형과 환노출형 해외투자펀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환헤지형이 금융위기 직후 환율급등으로 환헤지 비용이 문제가 되면서 '골칫덩이' 취급을 받았던 반면 최근 환율이 하락하면서 환노출형 펀드가 증시를 비롯한 투자자산 가격상승을 따라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환노출형 해외펀드는 환율이 상승하면 해외통화로 환산되는 자산평가액이 반사적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금융위기 직후 환헤지형 펀드가 주식을 비롯한 투자자산 가격의 폭락이 고스란히 손실화된 데 비해, 환노출형은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까지 급등하면서 이를 상쇄해 상대적으로 손실 규모가 적었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1200원 초반까지 하락하자 지난 6개월 동안에는 오히려 환헤지형의 수익률이 환노출형을 앞질렀다. 최근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1~3개월 수익률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삼성GREAT CHINA증권자투자신탁'의 환헤지형 펀드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최근 중국 증시의 상승에 힘입어 6개월 수익률이 60.71%에 달한다. 그러나 환노출형은 39.18%로 환헤지형보다 수익률이 40% 가까이 낮았다. 불과 6개월 전만해도 상황은 반대였다. 환노출형의 1년 수익률이 36.23%인데 비해 환헤지형은 3분의 1이 채 못돼는 10.74%에 불과하다.

일본펀드의 경우 수익률 역전폭이 더욱 크다.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증권자투자신탁' 펀드의 경우 환헤지형의 1년 수익률이 -27%가 넘는 반면 환노출형은 엔화 가치 급등으로 인해 플러스 수익(3.4%)을 냈다. 달러화에 비해 엔화 상승폭이 컸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익률이 역전돼 6개월 수익률은 환헤지형이 33.29%로 환노출형의 19.92%를 크게 앞질렀다.

역시 최근 6개월 간 62%의 수익률을 기록한 '푸르덴셜동남아시아증권전환형'의 경우 환노출형은 60% 수준인 37%에 머물고 있다. '대신지구온난화투자증권자투자신탁'도 환헤지형이 49.29%로 환노출형의 36.92%를 앞섰고 '프랭클린템플턴재팬증권자투자신탁'도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이 각각 22.83%와 13.48%로 수익률 차이가 컸다.


최근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서 수익률 차이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환율 등락폭이 크지 않아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의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경기가 회복세를 넘어 확장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앞으로 환율이 1000~1100원선까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환노출형 해외펀드의 이점은 크지 않은 편이다. 다만 투자지역에 따라 자산가격의 회복과 함께 환율도 강세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펀드 가입 시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해외펀드를 출시하는 운용사들 역시 환헤지형은 물론 환노출형을 함께 출시해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수진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해외 투자를 결정할 때는 해당 국가의 금융시장을 좋게 본다는 것이고 이는 또한 그 국가의 통화 역시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을 수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노출형으로 투자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국내 펀드시장에서는 환헤지형이 주를 이루다가 금융위기를 계기로 환노출형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면서 "다만 장기적으로 환율이 균형을 찾아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환율 전망과 투자지역에 대해 꼼꼼히 점검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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