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치료제, 바이오주권 강화시킬 것"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09.09.16 13:47

셀트리온-세브란스병원, 신종플루 항체치료제 개발 기자회견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6일 "신종플루 사태를 겪으며 경험하지 않은 질환의 돌발적인 발생에 대비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는 국가 바이오주권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당장 수익성을 기대하기 보다는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희생을 줄인다는 국가적 측면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16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세브란스병원,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서울의대, 일본 SC월드(도야마대학) 등과 협력해 신종인플루엔자 항체치료제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앞으로 한달간 세브란스병원의 도움을 받아 신종플루를 이겨낸 사람의 혈액을 채취한 뒤, 일본과 서울대에서 의미있는 항체를 선별, 세포주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는지를 보는 중화능력 확인테스트와 동물실험을 진행, 내년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하반기엔 상업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작업에 돌입하면 최대 월 70만도즈까지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기자회견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정신재 셀트리온 생명과학연구소장, 이철 세브란스병원장, 김준명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참여했다. 다음은 서정진 회장과의 질의응답 전문.

-항체치료제와 타미플루의 차이점은
▶타미플루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H와 N단백질 중 N단백질에 작용해 증식을 방해한다. 항체치료제는 H바이러스에 작용해 증식을 막는 것은 물론 역할을 못하게 한다. 역할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에 타미플루처럼 증상발현 후 48시간 이내에 투여해야한다는 한계도 없다.

(김준명 교수)한계가 없기 때문에 타미플루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중증으로 발전하는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바이러스로부터 노출은 됐는제 증상은 나타나지 않은 고위험군 예방차원에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나 변종바이러스 출현에도 훨씬 잘 대응할 수 있다.

-임상시험은 어디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되나
▶(김준명 교수)일반적인 감염자에게 효과가 있는지를 먼저 보고, 중증감염자에 있어서 사망률과 증상개선이 있는지를 볼 계획이다. 소아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백신을 맞지 못했거나, 맞았음에도 만족할만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보조요법으로 쓸 수 있는지도 볼거다. 장기적으로는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거나 부작용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써보고, 고위험군이나 바이러스에 자주 노출되는 의료진에게 예방목적으로 쓸 수 있는지도 확인하겠다.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면 쉽게 대응하기 힘든 것 아닌가. 임상시험도 매번 다시해야할 것 같은데.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신종플루 바이러스인 H1N1을 기본으로 지금껏 독성이 강했던 바이러스 11개에 대한 대응력을 동시에 확인할 계획이다. 물론 변이가 이러났을 때 부가적인 절차가 생길 수 있지만 이는 계절독감 백신도 마찬가지다. 백신의 경우 위급성을 감안해 신속심사를 하고 있는 점을 감안, 절차가 빠르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다.

-셀트리온이 갖는 핵심 기술경쟁력은 뭔가

▶물질구조가 단순하면 항체치료제도 미생물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복잡할 경우 동물단백질을 기반으로 해야하는데 이걸 만들 수 있는 시설이 전세계에 10곳 뿐이다. 특히 생산시설을 건립하는데 기술은 물론 투자도 대대적으로 이뤄져야 해 진입장벽이 높다. 우리는 이 시설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시판된다면 가격은 얼마 정도로 예상하나
▶보통 항체치료제 가격은 전세계적으로 1회에 1500~2000달러에 책정돼 있다. 치료제 원료인 단백질을 5kg 생산하는데만 5억원 정도가 들기 때문에 비싸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공익적 차원에서 개발하는 것인 만큼 200달러 수준으로 맞추려고 생각하고 있다. 단백질 생산에 드는 원가를 낮춘다면 200달러로도 원가는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에게도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다. 개별제품 단가는 낮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꾸준히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면에서는 장기적으로 수익에도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상용화된다면 참여하는 기관들과의 수익배분은 어떻게 되나
▶계약은 참여하는 각 기관마다 별도로 진행했다. 기본적으로 병원들의 경우 임상시험도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기술협조 외에 수익을 공유하진 않는다. 임상시험을 하는 기관이 수혜자가 된다면 임상시험의 독립성이 훼손되기 때문이다. 중화항체실험과 전임상을 담당하는 미국기관에는 로얄티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11월이면 백신접종에 들어갈텐데, 굳이 비싼 항체치료제를 쓸 사람들이 있을까
▶개발인프라를 갖고 있는 다른 기업들이 섣불리 뛰어들지 않은 이유가 그것이다. 항체치료제는 기본적으로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항체가 형성되지 않거나 시기를 놓친 사람들을 위한 최후의 솔루션이다. 미국의 경우 계절독감 백신이 있지만 한해 독감으로 3만5000명이 사망한다. 백신의 유효성은 보통 97%로 본다.

-시장규모는 얼마나 되겠나
▶백신과 항바이러스제를 모두 써본 후 마지막에 쓰는 수단이기 때문에 한국시장만 보면 경제성이 높지 않을 거라고 본다. 개발에 400억원 정도 투자할 예정인데 전세계 시장을 놓고 보면 개발비용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장기적으로는 해마다 10만명 이상은 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종플루는 올 겨울 지나면 하강국면에 접어들텐데, 내년 하반기에 시판되면 너무 늦는 것 아닌가
▶당장 신종플루에서 끝날 일이 아니다. 궁극적인 목표은 모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멀티항체치료제다. 신종플루가 계기가 됐지만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바이러스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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