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한국경제 무조건적 낙관론 경계해야"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9.09.16 07:00

노벨상 수상자 루커스 교수와 환담..."환율효과 덕, 아직 안심하기엔 일러"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경제'에 대해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15일 저녁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최 회장의 스승인 로버트 루커스 미국 시카고대학 경제학과 교수와 환담을 나눈 자리에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루커스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와 글로벌 경제 및 한국경제 현안 등을 주제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최 회장은 먼저 "한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재정지출 확대 정책에 힘입어 다른 나라들보다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데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조기 회복엔 원화 가치의 저평가에 따른 '환율 효과'가 상당 부분 작용했다"며 섣부른 낙관론에 선을 그은 뒤 "한국이 수출증대 등으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위기'를 잘 극복해 가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루커스 교수에게 한국경제의 장기 발전전략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루커스 교수는 "미국 경제가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경쟁을 촉진하는 교육 시스템이 건재하는 한 장기 침체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한국 경제가 한단계 도약하려면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과 학생, 교수와 교수 간의 경쟁을 장려해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미국 교육의 힘이 곧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힘"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루커스 교수는 또 "선진국이 되려면 무엇보다 '기술'이 중요한데 독자적으로 모든 기술을 개발할 수는 없다"며 "기술 전파와 교류가 빠른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다른 나라들이 개발한 기술을 잘 갖다 쓰는 것도 훌륭한 발전 전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같은 개방적 기술발전 전략을 활용하려면 한국이 먼저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보다 '개방적인 국가'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환담은 생일을 맞은 루커스 교수를 최 회장이 만찬에 초대하는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두 사람은 3시간여 동안 글로벌 경제 회복 전망과 한국 경제의 중장기 발전전략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루커스 교수는 시카고학파의 밀턴 프리드먼의 수제자로, 경제 주체들이 가능한 모든 정보를 활용해 미래에 대한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합리적 기대가설'을 정립한 연구업적으로 1995년을 노벨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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