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장중]美-中 마찰에 '빨간불'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9.09.14 23:15
14일 미국 증시는 미국과 중국이 저가 타이어 수출입 관련 무역 분쟁을 벌인 데 따라 하락세로 출발했다.

'G2'로 불릴 정도로 세계 경제에 영향이 큰 두 나라간 다툼인 만큼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장이 있을 거라는 예상 때문이다.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세계에 금융위기 충격파를 던진 지 1년이 지났지만 불안의 그림자가 완전히 걷히지 않은 것도 투심을 위축시켰다. 앞다퉈 '리먼 사태 1주년'을 재조명한 아시아 각국 증시는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시간 오전 10시5분 현재 오전 거래에서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38.77포인트(0.4%) 하락한 9566.64를 기록 중이다.

S&P 500 지수는 0.4% 떨어진 1038.77을, 나스닥 지수는 0.25% 하락한 2075.62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가 비관적인 분석을 내놓은 데 따라 은행주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JP모간체이스는 0.8% 떨어졌다.

원자재가격이 하락하면서 관련주도 약세다. 미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는 HSBC가 고평가 우려를 제기한 뒤 3.1% 하락했다. 알코아 주가는 지난 3월 이후 150% 가까이 상승했다.

◇으르렁거리는 'G2'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첨예화하면서 세계 교역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저가 타이어에 수입 관세를 부과한 지 이틀만에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와 닭고기 제품의 덤핑 조사로 맞대응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조치를 제소했다.

미국은 앞서 18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 타이어에 대해 3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이 세계 무역과 경제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 미국 판로가 막힌 중국 타이어업체가 내수로 눈을 돌리면 중국 시장에 진출한 세계 타이어업체들이 연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쏟아지는 비관론..신중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위험이 줄기는 커녕 더 커졌다고 경고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13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가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신용위기 이후 추진한 미국의 금융시스템 개혁은 실패했다고 단언했다.

그는 외환위기를 거치며 살아남은 은행이 파산한 금융기관을 인수한 점을 들어 "이른바 '대마불사' 은행들의 덩치가 더 커졌다"며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보다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JP모간체이스의 브루스 카스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침체의 골이 워낙 깊어 내년 분기평균 3.5%의 성장률로는 국내총생산(GDP)을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전세계 펀드매니저 상당수가 금융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FTI컨설팅의 조사에 응한 펀드매니저 153명 중 2/3가 금융위기가 아직 '진행형'이라고 응답했다.

기업이 여전히 많은 부채에 시달리고 있고 신용이 위태롭다는 이유에서다. FTI컨설팅의 잭 던 CEO는 "시장이 오르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부양책이 많았다"며 "정부가 자금을 회수하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려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애쉬버튼의 자산전략 매니저 트리스탄 핸슨은 "향후 1년 전망은 여전히 밝게 보고 있다"며 "단기 조정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오바마 입에 쏠린 눈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 동부시각 정오에 월스트리트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 위기와 이에 따른 규제 강화 방안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는 리먼 사태 1년 이후 세계 경제가 회복 신호를 내면서 점차 규제 강화에 저항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규제 강화라는 당초의 계획을 집행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주목되는 이유다.

◇유가 약세…달러 강세

달러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0.2% 상승했다.

원유와 금을 포함한 원자재 선물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시간 오전 9시55분 현재(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0.3달러(0.45%) 하락한 68.98달러를 기록 중이다.

금값도 내렸다. 금 12월물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전일 대비 3.7달러 내린 온스당 1001.50달러를 기록 중이다. 금값은 잠시 온스당 1000달러 선을 내주기도 했다.

3개월물 구리 선물은 1.7%, 고무는 9.2% 각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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