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대책 온통 '추정치', 실효성 의문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 2009.09.14 17:16

30만가구 공급 희망사항 될수도…부처협의 등 과제 많아

서울시가 14일 발표한 전세대책의 핵심은 주택 공급량을 최대한 늘리고 멸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장기전세주택(시프트)과 보금자리주택 추가 공급을 비롯해 재개발 용적률 상향, 주차장 설치 완화구역 확대 등 규제 완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내년 상반기와 2011∼2012년 주택 공급량 대비 멸실량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관리처분인가 등 멸실 시기를 조정해 이주 수요를 억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택 공급물량이 추정치인데다 구체적인 공급시기도 언급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부처 및 각 구청과의 협의, 정비사업 조합 반발 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서울시 전세대책 왜 나왔나=서울시의 이번 대책은 주택 공급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서민주거 안정대책과 비슷하다.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에서 시작된 가격 급등세가 서민 주거문제와 직결되는 전세시장으로 번지자 부랴부랴 해결책을 내놓은 흔적이 역력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달초 정례간부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불안을 잠재울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이후 이날 시 차원의 종합 대책이 발표됐다.

서울시 김효수 주택국장은 "전세난은 단순히 부동산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결해야 한다"며 "서민 전세수요와 부동산 시장에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서울시가 직접 나섰다"고 말했다.

◇전셋값 안정 효과 있을까=정비사업 밀집지역의 주택 멸실시기를 3∼12개월 차등 적용하는 방안은 단기적으로 전셋값 상승세를 약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 확대 계획은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대표는 "멸실시기를 조정하면 당장 내년 상반기 한꺼번에 쏟아질 전세 수요는 억제할 수 있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단기 안정대책으론 수요 차단책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재개발 용적률 상향 대책은 중장기적으로 가격 상승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 입장에선 정비사업이 주택공급 수단에 불과하지만 조합원 등 투자자에게는 돈이 걸린 중요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주택 공급 계획이 제대로 이뤄질 지 의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정비사업 멸실시기는 새 주택 공급과 연결되는 문제"라며 "멸실을 늦추면 당장 수요를 억제할 수는 있지만 결국 신규 주택공급은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완해야 할 사안은=서울시의 주택확대 예상물량의 대부분은 도시형생활주택이다. 총 30만가구 중 도시형생활주택 비중이 67%(20만가구)에 달한다. 주차장 설치 완화구역을 당초 5곳에서 25곳으로 확대 지정해 주택 건립을 유도하겠다는 게 서울시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 주택 공급을 늘리려고 주차장 설치 완화구역을 무작정 확대했다간 주차난 등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자치구가 주차장 설치 완화에 소극적인 것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재개발 용적률 상향, 건축허가 기준 완화 등 난개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주차장 설치 완화나 용적률 상향 등은 자칫 도시 난개발, 슬럼화 등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추진 단계에 따라 사업장별로 수익성이 달라지는 만큼 형평성 논란도 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유명 여성골퍼, 코치와 불륜…"침대 위 뽀뽀 영상도" 아내의 폭로
  2. 2 선우은숙 친언니 앞에서…"유영재, 속옷만 입고 다녔다" 왜?
  3. 3 '이혼' 최동석, 박지윤 저격?… "月 카드값 4500, 과소비 아니냐" 의미심장
  4. 4 60살에 관둬도 "먹고 살 걱정 없어요"…10년 더 일하는 일본, 비결은
  5. 5 "참담하고 부끄러워" 강형욱, 훈련사 복귀 소식…갑질 논란 한 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