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미리 배포한 개회사 원고를 통해 "세계화로 통화정책 목표를 설정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세계적 경제위기가 발생한 데는 세계화가 갖는 경제적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게 한 원인이었다"며 "그간 진행된 세계화는 경제성장 및 물가 결정 메커니즘을 바꾸고 금융시장에도 큰 변화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세계화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골자다. 세계화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가져온 변화는 양면성을 지니기 때문에 통화정책 집행에 어려움도 커졌다.
이 총재는 "경제성장이나 물가결정 요인이 다양해져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관련 예측과 전망이 쉽지 않다"며 "금리, 신용, 환율, 자산가격 등 금융시장 지표들이 국외요인 때문에 국내여건과 괴리되는 현상이 나타나 통화정책 파급경로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5년 10월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정책금리는 인상됐지만 국외자금 유입으로 국내유동성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게 그 예다.
이 총재는 "세계화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고 정책당국자에게 새로운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화의 영향 및 정책적 시사점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고 각국 중앙은행간 협조가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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