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株 '손씻기 힘든' 유혹

김명룡 기자 | 2009.09.12 20:27
'타미플루'에 내성을 지닌 신종인플루엔자의 사람간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까지 나타나면서 증시뿐 아니라 사회전반에 불안감이 다시 야기되고 있다.

5번째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하는가 하면 대구에서는 신종플루 거점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당뇨 환자가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아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종플루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돼 또다시 국내에도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증시도 주춤거리던 신종플루 관련 테마주가 사회적 긴장감에 따라 재차 들썩이고 있다. 신종플루의 움직임에 투자자들도 매매시기를 놓고 머릿속이 복잡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신종플루라는 테마에 울고 웃는 등 과도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수혜의 정도와 테마의 지속성 여부를 점검해야 증시에서 손실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녹색성장주, LED, 줄기세포, 바이오시밀러 등 올 상반기 이후 테마천국을 이끌었던 주요 테마들은 그 분야의 프론티어로서 성공한다면 성장성과 지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신종플루는 그 수혜정도에 상관없이 대부분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 선진국에 비해 분위기에 휩쓸려 신종플루를 과대평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유일한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생산하는 로슈사 주가는 지난 4월13일 신종플루가 처음 발병한 이후 현재까지 11.7%정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과 나스닥지수가 19.4%와 23.8%씩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해외에서는 `폭발적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셈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태양광사업을 하는 코스닥상장사 파루가 지난달 26일 이후 10거래일 중 9거래일 동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10거래일간 상승률은 265%였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손세정제 매출로 1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6.8%에 불과한 수준이었지만 최근 신종플루 관련주로 편입됐고 주가는 폭등했다.


하지만 파루는 지난 9일 300억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발표했고 주가는 급락했다. 특히 11일에는 하루 동안 6945만주가 거래됐는데 이 회사의 발행주식 1545만주의 5배가 넘는 규모다.

국내에서는 최근 백신과 치료제, 진단, 방역 등 관련업체로 일단 분류만 되면 실제 수혜와는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를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실제 신종플루로 인한 수혜가 없거나 신종플루 관련 사업계획을 공시하는 것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물론 신종플루 확산으로 인해 적지 않게 혜택을 누릴 회사들도 있다.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는 녹십자를 비롯해 타미플루 원료를 공급중인 유한양행, 진단키트를 판매하고 있는 에스디, 바이오랜드, 바이오니아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또 일부 손세정제 등 방역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업체도 혜택을 볼 것으로 관측된다.

김신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플루의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녹십자의 경우도 수혜정도와 주가 상승분의 적정성은 좀 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총 공급물량과 공급단가, 수율 등에 대해서도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타미플루 원료를 공급하는 업체와 방역관련 업체도 실제로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이지만 매출이나 이익 기여도, 지속성 여부 등은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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