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때리면 표 나와"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9.09.11 17:48

현대차 노조선거 풍경 "조직간 파벌싸움 실망"

↑ 11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치러진 노조 선거 2차 유세장 전경.
"금속노조만 잘 비판해도 결선 올라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민심이 돌아섰습니다"

11일 현대차 노조지부장 선거 2차 유세가 치러진 울산공장. 4개 각 후보들의 열띤 경합에 비해 일반 조합원의 관심은 썰렁했다.

울산공장 조합원 이 모씨(42)는 "이번에 지부장 선거가 과연 맞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며 "일선 조합원들은 금속노조에 대한 냉소와 조직 간 파벌싸움에 염증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금속노조의 지역지부 재편 문제(현대차지부를 각 지역의 사업장이 속한 지역지부로 나뉘어 편입하는 것) 등이 복잡하게 얽힌데다 임금 및 단체협상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선거가 치러져 조합원들의 불만이 많다.

조합원들은 특히 현대차 노조지부가 금속노조의 정치 파업에 끌려 다니거나 조합원 권익과 상관없는 방향으로 운영되는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새 지도부는 어떤 식으로든 금속노조와의 관계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고, 오는 15일부터 치러지는 선거 결과에 노동계와 재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 역시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는 노조지도부의 선출 여부가 경제 위기 속에서도 약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촉각을 세우고 있다.


노동계는 4개 후보가 실용을 중시여기는 '온건파'와 투쟁 중심의 상대적 '강성파'가 각각 2개씩 나뉘어져 있는 것으로 본다. 기호 1번 '전진하는현장노동자회' 소속 이경훈 후보와 기호 2번 '현장연대' 홍성봉 후보가 실용노선에 가깝다. 반면 3번 '민주현장' 권오일 후보와 4번 '민주노동자회' 김홍규 후보는 투쟁 기조가 강하다.

현대차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1번 이 후보가 다소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2, 3, 4번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 후보 측은 "그동안 명분도 실리도 없는 생색내기 식 파업이 우리를 노동귀족으로 매도당하게 만들었다"며 조합원들의 반 정치파업 정서를 파고들고 있다.

만약 새 지도부가 지역지부 전환, 정치투쟁 등 각종 현안에서 금속노조와 정면으로 부딪힌다면 쌍용차에 이어 2번째 완성차 노조 탈퇴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노총 한 활동가는 "현대차지부의 탈퇴는 사실상 민주노총의 와해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파괴력을 지닐 것"이라고 단언했다.

업계 고위 임원은 "현대차를 비롯 대형 사업장 경영자로서는 강성이나 온건을 떠나 회사와 파트너십을 보여주면서도 조합원들의 지지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노조를 원한다"며 "이번 선거로 바람직한 노사관계 정립을 위한 변화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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