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로 취소한 행사 다시 하라고? 정부지침 왜"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9.09.11 16:20

행안부 '행사 취소·연기'지침 해제… 공무원들 "엎질러진 물, 황당"

"엊그제까지만 해도 신종 인플루엔자가 확산된다며 난리치면서 행사 취소하라더니, 갑자기 또 하라고 한다고요? 정부지침이 이해가 안됩니다."(충남 태안군 관계자)

"지난해 말부터 8개월 내내 준비하던 행사를 시작일 3주를 앞두고 취소를 했는데…. 행사를 다시 개최하라고 해도 올해는 못하죠. 허탈할 뿐입니다."(경기 양주시 관계자)

지난 2일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을 우려해 '전 지자체의 대규모 장기행사 취소·연기'를 지시했던 중앙 정부의 지침이 단 10일만에 해제되자 지방 공무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경기 양주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제2회 세계 민속극 축제'를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양주시 도처에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리고 축제를 앞두고 들뜬 분위기여야 하지만 지금은 그 분위기가 완전히 사그라졌다.

양주시 관계자는 "총 행사예산 8억 중 이미 약 1억원을 홍보 등 용도로 써버린 상태"라며 "이는 회수가 안되는, 이미 버려진 예산"이라고 아쉬워했다.

또 "지난해 1회 행사 때 4억6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15만명의 관람객을 불러들이고 27억원의 경제효과를 낳은 행사여서 올해 더 분발하려고 했었다"며 "13개국의 14개 단체 150명을 초청했다가 부랴부랴 이들에게 행사취소를 알리느라 고생만 배가됐다"고 털어 놓았다.


지난해에 이어 제2회 국제 철인3종경기를 준비하다가 행안부 지침에 따라 행사를 취소한 충남 태안군도 상황은 비슷하다.

태안군 공무원들과 철인3종경기 연합회는 미리 행사 참가를 신청했던 약 800명의 등록을 취소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행사를 취소하는 과정에서 철인3종경기 연합회 등 민간인들과 갈등도 있었다"며 "행사를 다시 할 수 있다고 해서 행사준비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11일 보건복지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8개 부처가 합동으로 제정한 '신종플루 유행대비 지자체 축제 및 행사 운영지침'을 통해 △폐쇄공간에서 △아이·노인·임신부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거나 △감염예방조치를 하기 힘든 행사를 제외하고는 모든 행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앞서 지난 2일 시달된 '신종플루 관련 지자체 각종 축제 및 행사 운영지침'이 '1000명 이상 2일 이상 지속되는 행사를 원칙적으로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 이미 247건의 지자체 행사가 취소되고 44건은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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