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편한세상의 색다른 진심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9.09.16 11:47

[머니위크]Company/ 대림산업의 차별화 전략

“1층은 인기가 없다. 그럼 1층에 바람길을 만들자.”
“1층 문 앞은 왕래가 많다. 그럼 1층 집에 출입문을 분리하자.”
“1층은 사생활 보호가 힘들다. 그럼 1.5층을 만들자”

올 여름 아파트 브랜드 광고시장을 강타한 대림산업 e-편한세상의 진심 시리즈 중 두번째인 ‘1층은 인기 없다 편’의 내용이다. 대림산업은 이를 포함 모두 세편의 광고로 소위 대박을 쳤다.

광고를 접한 소비자들은 ‘참신하다’는 반응과 함께 ‘진심이 느껴진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특히 1편 진심의 시세는 ‘감동적’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진심의 시세편은 “톱스타가 나옵니다. 그녀는 거기에 살지 않습니다. 유럽의 성 그림이 나옵니다. 우리의 주소지는 대한민국입니다. 이해는 합니다. 그래야 시세가 오를 것 같으니까.”와 같은 기존 아파트 광고에 대한 비판 의식도 담고 있다.

한때 ‘연예인이 톱스타냐 아니냐의 기준은 아파트 광고를 찍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이 있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면서 과거와 같은 톱스타 모시기 경쟁은 줄었지만 여전히 아파트 브랜드 광고는 연예인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CF다. 6개월 단발 계약을 하더라도 수억원의 뭉칫돈을 단번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급 스타가 출연한 아파트일수록 분양가가 높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전체 분양가에 비하면 톱스타 출연료는 지극히 낮은 수준이지만 진심의 시세편은 이러한 소비자의 의견을 적절히 이용한 셈이다.

3편인 베이크 아웃 역시 기존 아파트 브랜드 광고와 차별성이 있다. 토스트기에서 튀어나오는 식빵을 보여줘 ‘집을 굽는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입주 전 난방을 가동해 나쁜 냄새나 나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베이크 아웃 서비스를 함으로써 입주자에게 진심을 전달하고 있다.

◆어떻게 다른가

아파트 1층은 사생활 보호가 어렵고 시끄러운 경우가 많아 분양이나 거래가 어렵다. 통상 로얄층에 비해 수천에서 1억원을 넘는 시세차이를 보일 정도다. 이 같은 문제점을 파고든 것이 대림산업의 1층 차별화 전략이다.

대림산업은 2007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오렌지 로비’를 개발하고 특허 등록했다. 오렌지 로비는 기존 1층 세대와 같은 높이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로비를 약 1.5m 낮게 설계해 동 출입구에 계단이 없도록 만들었다. 장애인ㆍ노약자 등이 이용하기에 편리하게 설계한 디자인이다.

e-편한세상 오산 원동의 바람길, e-편한세상 신도림의 출입문 분리, e-편한세상 평촌의 1.5층 등은 모두 여기서 출발했다. 진심 시리즈 ‘1층’도 e-편한세상의 차별성에 착안해 만든 결과물이다.


오렌지 로비와 함께 대림의 차별화 무기는 한국적 색채다. 이제 많은 건설사가 아파트에 한옥의 색채를 담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대림산업은 2007년부터 디자이너 마영범 씨와 손잡고 아파트에 한옥의 정취를 심어왔다.

한옥의 냄새는 올 초 분양을 끝낸 서울 신계동 e-편한세상이나 6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정릉2차 e-편한세상에서 잘 드러난다. 현관에 한국의 전통 문양을 딴 나무문을 설치하고 벽면은 면ㆍ마ㆍ한지 느낌을 살렸다. 벽지 중간에는 나무를 형상화한 문양을 넣어 숲 속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적 스타일을 살린 인테리어에 대해 대림산업은 “한국사람에게 한옥이 푸근한 느낌을 갖는다는 판단에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진심의 시세 편에 등장한 ‘유럽의 성’과 확실한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이다.

◆에너지 소비량 제로 도전

7월 입주를 시작한 정릉2차 e-편한세상 곳곳에는 번쩍이는 조형물이 있다. 바로 태양광 집열판이다. 40여개의 집열판에 모인 태양광에너지를 통해 단지 내 가로등을 자체 전력으로 충당하고 있다.

e-편한세상이 갖고 있는 다른 무기는 바로 에너지다. 대림산업은 에너지 절약형 건축기법을 동원, 연간 1㎡당 3리터의 등유로 적당한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에코 3리터 하우스’를 추진하고 있다.

에코 3리터 하우스는 쉽게 말해 에너지 자립형 건축물이다. 태양광을 비롯해 지열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건축물 내 소모되는 에너지를 충당하는 시스템이다. 이미 2005년 용인의 대림산업 연수원에 기존 건축물의 20~30% 에너지 수준에서 동일한 효과를 보이는 ‘3리터 하우스’를 개발한 바 있다.

시공하는 아파트에도 에너지 절약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대구 수성ㆍ원주 무실ㆍ오산 세마 e-편한세상의 단지 내 관리동 및 커뮤니티 시설을 비롯해, 지난해 4월 분양한 울산 유곡 e-편한세상을 시작으로 확장형 아파트에 30%의 냉ㆍ난방 에너지 절감효과를 보이는 3리터 하우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7월에 분양한 신당 e-편한세상은 한발 앞서 40%까지 절감된다. 현재 지식경제부에서 시행하는 에너지효율등급(에너지 1등급 절감기준은 33.5%)에 적용하면 첫 1등급 아파트가 되는 셈이다.

대림산업은 2010년까지 매년 표준주택 대비 10%의 에너지 절감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2012년까지는 에코 3리터 하우스 기술의 개발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최종 목표는 에너지 소비량 제로다. 이쯤 되면 10월부터 시작되는 ‘진심 시리즈’ 후속편 콘셉트는 방향이 잡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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