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따라하기..중소연기금 부작용 심화

더벨 김참 기자 | 2009.09.11 10:20

주축투자자 안돼 고민..사학연금은 국민연금 선정사 제외

이 기사는 09월10일(19:1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일반적으로 연기금이나 공제회들은 펀드의 투자대상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출자약정을 하는 블라인드펀드보다는 투자대상과 수익률이 정해진 프로젝트펀드를 선호한다.

하지만 지난해 리먼사태 이후 기관들의 손실이 눈덩이 같이 불어나면서 이같은 투자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위험자산인 대체투자에 대한 외부 눈초리가 곱지 않아지는 것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올들어 일부 중소연기금들이 국민연금이 이미 선정한 사모투자펀드(PEF)나 벤처투자회사(VC)에 자금을 출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국민연금에서 '검증된' 운용사에 출자하는 안전 행로를 택한 셈이다.

연기금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선정한 블라인드펀드 운용사는 검증된 곳이라는 확신을 할 수 있다"며 "국민연금을 안전판으로 활용하는 셈"이라고했다. 국민연금의 경우 전문운용 인력이 포진해 있는 것은 물론 위탁운용사 선정 시스템이 가장 선진화돼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현실은 오히려 중소연기금이나 공제회의 발목을 스스로 잡는 덫이 되고 있다.국민연금의 블라인드펀드 운용사에 출자할 경우 주축투자자(앵커 인베스터)가 될 수 없어 프로젝트딜에 비해 투자 메리트가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펀드 설정시 수익률과 투자기간, 풋백옵션 등의 투자조건 부분에서 앵커 인베스터의 입김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국민연금이 펀드 설정액의 절반 이상을 투자하다보니 다른 기관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지가 적다는 설명이다.

최근 대체투자 운용사를 선정 중인 사학연금은 이같은 점을 우려해 국민연금 운용사라는 타이틀을 배제했다.

일부 운용사들 사이에서 국민연금이 선정한 운용사만 역차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비슷한 규모의 LP인 모태펀드가출자한 운용사에게 대거 프리젠테이션 기회를 준 것이다.

실제 사학연금 프리젠테이션에 참여하는 벤처투자회사 6곳중 한국투자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2곳을 제외하면 나머지 튜브인베스트먼트, 일신창업투자, CJ창업투자, 큐브인베스트먼트 등 4곳은 2차 모태펀드 운용사다.

공제회 한 관계자는 "프로젝트딜에 참여하고 싶어도 최근 대세가 국민연금 운용사에 출자해주는 분위기라 투자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같은 운용사를 선정해 돈을 출자할 경우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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