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증자에 골치 아픈 산은

더벨 이재영 기자 | 2009.09.10 10:01

'1조원 유동성 지원' 미결 상태..불참하자니 지분율 떨어지고

이 기사는 09월09일(10:5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GM대우자동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두고 산업은행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참여하자니 명분이 마땅치 않고 불참하자니 지분 감소로 발언권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GM대우는 지난 4일 4911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1억6268만여주를 주당 3019원에 발행하는 내용. 산업은행의 GM대우 지분율은 27.97%로 증자에 참여한다면 1373억7700만원을 추가로 출자하게 된다.

문제는 이번 증자가 산업은행과는 전혀 사전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증자 사실을 지난달 28일 열린 이사회 직전 GM대우의 산업은행 측 이사에게 전해 들었다.

산업은행은 증자 결정이 난 후에야 부랴 부랴 증자 참여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제 막 검토를 시작해 참여 여부와 규모에 대해선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보통 투자는 기업금융본부 내 CO(신용책임자 : Credit Officer)선에서 결정되지만 이번 경우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신용위원회까지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다. GM대우에 대한 1조원 유동성 지원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증자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GM대우는 올해 초 산업은행에 신차 개발비 및 운영자금 명목으로 1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GM 본사의 직접보증 △GM대우를 전략적인 생산공장으로 육성 △기술 개발 및 신차 개발 시 GM대우 참여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산업은행은 이 전제조건에 대한 GM의 답변을 아직 듣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증자 결정은 산업은행 입장에서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제시한 전제조건이 전혀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1370억여원이라는 적지 않은 자금을 '일단' 투입하기엔 부담이 크다.

그렇다고 증자를 아예 무시할 수도 없다. GM대우는 이번 증자를 결정하며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GM의 자회사인 GM오토모티브홀딩스에 청약 기회를 줘야 한다'고 못 박았다.

GM대우의 지분 구조가 GM계열사(72%) 대 산업은행(28%)으로 양분돼 있는 상황에서 GM계열사의 지분 확대는 산업은행의 발언권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에 새로 발행하는 신주의 수는 기존 발행 주식수의 64%에 이른다. 산업은행이 전액 실권할 경우 지분율은 현 27.97%에서 17.01%로 10%포인트나 떨어진다.

게다가 1조1000억원의 채권을 가진 주채권은행으로서 GM대우의 유동성 위기를 아예 못 본 척 할 수도 없다는 점도 산업은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납입일 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GM과 산업은행이 당분간은 서로 눈치만 볼 것"이라며 "10월은 돼야 증자 참여 여부와 참여 규모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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